지난해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또다시 완만하게 오르면서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고민이 더 커지고 있다고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3% 상승했으며 12월의 경우 0.2%로 다시 둔화세로 돌아섰다. 11월 CPI는 0.3% 상승했다.
12월 CPI가 오를 수 있었던 것도 휘발유 가격이 2.8% 상승했기 때문으로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물가지수는 0.1% 올랐다. 지난해 미국 휘발유 판매 가격은 7.9%, 거주비용은 3.2% 상승했으며 중고차와 의류 가격은 각각 0.7%, 1.2% 하락했다.
지난해 미국 근로자들의 시간당 임금은 0.6% 올랐다. 이것도 11월 0.1% 상승했던 것에서 지난달에는 0.1%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 같은 임금 상승세로 인해 물가가 크게 오르지 않는데도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연준은 CPI를 물가상승(인플레이션) 전망에 참고해왔다. 인플레 목표를 2%로 잡고 있는 연준은 상승폭이 크지 않는 것에 경제 수요가 둔화되는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도 탄탄한 노동시장이 물가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에 연준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저조한 여러 원인 중 세계화로 인해 기업들 가격을 책정하기 힘든 점과 소비자들이 갈수록 가격을 비교하면서 온라인 쇼핑을 선호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냇웨스트 마케츠의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 미셸 지러드는 현재 미국의 물가상승은 통제가 된 상태라며 지금 같은 완만한 상승세가 올해도 계속 이어진다면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를 촉발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온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