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북동부에서 지난 8일(현지 시간) 오후 군인 한 명이 부대와 쇼핑몰 등에서 총기를 난사해 최소 21명이 사망했다고 로이터통신과 AP 등 언론들이 전했다.
이번 사건은 이날 오후 6시 태국 수도 방콕에서 북동쪽으로 250km 떨어진 나콘랏차시마시의 ‘터미널 21 코라트 몰’이라는 쇼핑몰에서 발생했다.
AP 등은 태국 보건부 장관의 말을 인용해 이번 사건으로 최소 21명이 사망하고 33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태국 당국은 범인 체포 여부를 밝히지 않고 외신들은 아직 범인과 대치 중이라고 전했다.
태국 경찰 대변인은 “그가 기관총을 썼기 때문에 희생자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범인 짜그라판 톰마(32) 선임 부사관은 앞서 오후 3시 30분께 한 군부대 내에서 부대 지휘관과 지휘관 장모 등을 향해 총기를 난사했다. 부대 내에선 총기와 탄약을 챙긴 후 군용 차량을 이용해 시내로 도주했다.
<총기 난사범 짜그라판 톰마>
주태국 한국대사관은 사건 발생 당시 한국인 8명도 해당 쇼핑몰에 있었고, 현지 경찰의 도움을 받아 다른 쇼핑객들과 무사히 대피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지에 거주하는 선교사 자녀와 선교 목적으로 방문한 지인 등 총 8명으로 사건 발생 후 쇼핑몰 4층에 대피하다 경찰 지휘에 따라 현지인들과 함께 탈출했다.
이날은 주말인 데다 불교 명절이어서 쇼핑몰에는 사람들로 붐빈 것으로 전해졌다. 쇼핑몰로 들어간 범인은 1개 층에서 인질들을 붙잡고 출동한 특수부대와 대치했다. 현지에선 인질이 16명에 달한다는 보도도 나왔으나, 신화통신은 인질들이 모두 풀려났다고 경찰을 인용해 전했다.
범인은 총기를 난사하는 모습을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으로 생중계하는 대담함을 보였다. 그리고 총기를 든 자신의 모습을 셀카로 찍기도 했다. 또 그는 자신의 사진과 함께 “내가 항복해야 하나”, “아무도 죽음을 피할 수 없다”라는 내용이 포함된 게시물을 올렸다. 페이스북은 범인의 계정을 즉각 삭제했다.
당국은 9일 0시 직전에 쇼핑몰 전체를 안전하게 확보한 뒤 쇼핑몰 안에 있던 사람들을 대피시켰다. 다만 쇼핑몰 내부에 어느 정도의 사람들이 아직 남아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당국은 테러범의 위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쇼핑몰 지하에 있을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박영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