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김치가 건강식으로 주목받으며 인기를 얻고 있다. 기존에도 한식당과 한식 제품 등, K-푸드는 뉴욕을 비롯한 미국 시장에서 발 빠르게 성장해왔다. 다만, 한식 중에서도 독특한 향과 맛으로 진정한 ‘한식 팬'들에게만 각광받는 전통음식으로 인식되어 왔다. 특히나 익으면서 나는 김치 특유의 향에 익숙하지 않은 미국인 사이에서, 김치를 즐긴다는 것은 그만큼 한식을 자주 즐기고 좋아한다는 일종의 표식이었다.
그러던 중 항산화, 발효 음식의 장점 등은 건강식을 찾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이제는 굳이 한국 식료품점이 아닌 일반 매장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제품으로 성장했다. 한국에서 수입되는 한국산 김치는 물론, 미국 현지에서 자체적으로 브랜드를 개발하여 판매하는 제조업체도 대거 늘어났다.
<김치와 발효 식품 코너. 절반 이상의 공간이 비어있다>
최근 코로나19가 창궐한 이후 재난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김치는 미국인들 사이에서 더욱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발효 식품이 세균과 바이러스가 체내에 침투하는 것을 막는 면역력을 유지·향상시키는 효과가 크게 주목받으면서, 김치가 마치 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다소 부풀려진 소문이 돌기 시작하면서, 더욱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것이다.
한국정부를 비롯, 미국 내 각종 판매 업체들도 코로나19 예방에 김치는 효과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현재 미국 내 식품업계는 ‘면역력 향상', ‘건강 증진' 등의 키워드를 강조한 상품을 쏟아내고 있고, 이러한 상황은 불안한 소비자들이 건강 먹거리를 찾는 데 혈안이 되어있음을 잘 보여준다. 이 중에서도 한식을 대표하는 김치는 꾸준히 건강식품으로 알려져 왔고, 이에 더하여 한국이 코로나19 사태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수준의 의료 기술을 보여주어 김치에 대한 수요는 더 높아졌다. 근거 없는 믿음이라 할지언정, 미국인들은 발효 식품이 몸의 전반적인 건강을 높여줄 것이라 믿으며 너도나도 구매하고 있다.
<11.99달러의 비싼 가격과 소량임에도 미국 현지 김치 브랜드들은 불티나게 판매된다.>
이러한 추세는 김치를 판매하는 한국인 식료품점이 아닌, 미국 현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일반 대형 슈퍼마켓 체인점에 방문하면 더욱 체감할 수 있다. 월마트, 코스트코, 타깃, 홀 푸드, 자이언트 이글, 알버츤, 알디 등, 수많은 대형 체인 상점에서 최소 1개, 많게는 10개 종류 이상의 김치를 적극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 중에는 미국 현지에서 제조된 상품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특히 고급 유기농 식재료품만을 판매해 소득 수준이 중산층 이상인 소비자들이 많이 몰리는 홀 푸드에서는 냉장고 한 면을 전부 김치 관련 상품으로 채웠다. 가장 기본적인 배추김치 외에도 당근 김치, 백김치 등의 파생 상품들도 다수 판매하고 있어 눈에 띈다. 냉장고에는 기타 제품과는 달리, 김치가 진열된 칸은 김치를 향한 수요를 반영하듯, 절반 정도가 비어있는 상태였다.
<김치의 인기에 채식주의자용 김치도 생산·판매 중이다. 김치는 건강식으로 브랜딩되어 다양한 미국 소비자들을 만나고 있다.>
김치 판매량 증가는 미국뿐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코로나19가 유발한 불안감, 근거 없는 루머에서 파생된 현상이지만, 이러한 추세는 김치가 그만큼 건강식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집에서 식사를 하며, 운동량이 줄어든 수많은 미국인들에게, 김치는 하나의 건강 다이어트 식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나아가 한국이 코로나19 대응에 비교적 성공했다는 점, 방영 관련 여러 나라를 지원해오고 있다는 소식이 지역 뉴스에 연일 보도되고 있다는 점은 국가 이미지 제고에도 영향을 주었다. 이처럼 긍정적인 국가 이미지, ‘한류’의 일환으로 홍보되어온 한식, 한식의 세계화, 코로나19가 유발한 불안감 확산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김치의 판매량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한식을 대표하는 메뉴 김치는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수요를 보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김치 수출액은 4,51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553억 원어치가 수출되어 전년 동기보다 30.7%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2020년 코로나19로 경제적 타격이 큰 현시점, 김치를 필두로 한 한식 산업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기세가 하반기에도 유지될지,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KOF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