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최근 한중간 김치 종주국 논쟁이 불거지자 구체적인 입장을 회피하며 양국간 협력을 강조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중 언론이 김치의 기원을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 방면에 논쟁이 있느냐"며 "나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는 "나는 한중간에는 협력과 공유할 게 더 많다고 생각한다"며 양국의 우호 관계를 강조했다.
앞서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지난달 29일 중국 시장 관리·감독 전문 매체인 중국시장감관보를 인용해 중국이 주도해 김치 산업의 6개 식품 국제 표준을 제정했다고 전했다. 환구시보는 중국의 국제표준화기구(ISO) 인가 획득으로 김치 종주국인 한국은 굴욕을 당했다면서 한국 매체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자극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중국이 ISO에 등록한 음식이 '파오차이'이며 파오차이에 관한 국제 표준 제정과 한국 김치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설명자료를 냈다. 앞서 중국 매체들은 한국의 김치가 파오차이의 한 종류라고 주장해왔다.
파오차이는 피클에 가까운 중국 쓰촨성의 염장 채소다. 한국의 전통 김치와는 구분된다. 다만 중국에서는 두 음식을 똑같이 ‘파오차이’(paocai)로 칭한다. ISO 문서는 이번 식품 규격이 ‘김치에 적용되지 않는다’라고 명시했음에도 일부 중국 언론은 이와 다른 사실을 보도했다.
<중국의 피클에 가까운 파오차이>
아울러 지난달 30일 영국 BBC는 김치와 관련된 환구시보의 주장이 “오보”라며 중국의 파오차이와 한국의 김치가 다른 음식이라고 보도했다.
또 김장문화가 유네스코 무형 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는 점과, 김치 조리법 표준화 관련 2001년 한국과 일본이 빚은 갈등도 소개됐다.
<박영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