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일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플로레스 지역 한인들의 비즈니스와 거주지가 집중적으로 모여있는 아베쟈네다(Avellaneda) 대로에서 '한국 문화의 날(스페인어: ‘부에노스아이레스 셀레브라 꼬레아(Buenos Aires Celebra Corea)’이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한국 문화를 보고 경험할 수 있는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풍부해 한인들은 물론 현지인들도 많이 찾는 관광 및 여가 활동으로 자리 잡았다. 주요 신문사 《인포바에(INFOBAE)》는 이튿날 기사 '한국 열병'이라는 제목으로 이번 행사에서 아르헨티나 현지인과 지역 한인 등을 모두 합해 5~8만여 명의 시민이 다녀갔다고 추정했다.
<한국 문화의 날 'Buenos Aires Celebra Corea' 공식 홍보 포스터 – 출처 : 남미한우리>
사실 '한인의 날' 행사가 처음 아르헨티나에 거주하고 있는 동포사회의 한인들이 자발적으로 주관한 한인사회의 행사였지만, 현지사회와의 교류와 화합을 위해 현지인들에게 한국문화를 널리 알리는 축제이자 기회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특히 '문화 다양성을 유지하며 함께 살아가는 것'을 중요한 정책 포인트로 잡은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정부는 몇 년 전부터 아르헨티나 내 여러 이민자 집단과 사회의 여러 문화를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같은 맥락에서, 시정부는 이 행사의 홍보, 무대 설치, 부대 시설 등의 지원과 협조하며, 한인회와 함께 <한국문화의 날> 행사를 공동주관 하고 있다.
<차전놀이를 흥미진진하게 지켜보는 관중들 – 출처 : 통신원 촬영>
오후 1시가 조금 넘어서, 거리에 제법 사람들이 꽉찬자 차전놀이와 사물놀이, 탈춤과 같은 전통 공연이 시작됐다. 평소에는 시내 어디서도 경험해 볼 수 없는 한국의 전통 문화 공연이기 때문에 가족단위의 관람객들이나 참여자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또 윷놀이, 투호, 제기차기 등의 전통놀이 그리고 민속씨름 등 직접 참여하고 체험하는 활동은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었다. 시민들은 공연 중은 물론 공연이 끝나고, 공연팀과 함께 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탈춤과 사물놀이가 어우러진 길거리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이번 행사를 위해 통제된 4차선 도로를 가득 메운 인파가 인상적이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문화 부스 중에서는 한국의 현대사, 특히 위안부 문제를 다루는 곳도 많은 아르헨티나 시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한국 교민들과 교민 2세들은 현지에서는 아직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한국의 위안부 문제를 설명하며, 여전히 한국사회와 한일 관계를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열쇠이자, 잊혀질 뻔했던 역사적 희생자 문제를 고발하기도 했다.
평소 많은 아르헨티나 시민들이 다소 미화된 일본 이미지와 아시아에 대해서 지엽적인 역사적, 정치적 지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많은 참가자들이 이번 전시를 통해 일본의 제국주의 시대의 만행을 새로이 알게 되었다.
<한국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상징인 '소녀상'. 한국 현대사에 대한 부스도 따로 마련돼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한식부스 앞에서 음식을 구입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 출처 : 통신원 촬영>
<한복 입어보기 체험을 즐기는 현지인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올해에는 아이돌 그룹 몬트(MONT)가 한국에서 방문해서 이번 행사의 마무리 무대를 가졌다. 많은 케이팝 팬들이 일찍부터 앞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대기하는 한편, 아시아의 엔터테인먼트와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시아팝(Xiah Pop)에서 K-pop 팬들끼리의 커버 댄스와 춤 무대가 따로 마련해 여러 청소년, 청년 팬 그룹들이 자신들의 무대를 펼치고, 관람하며 환호했다.
연령과 성별, 인종 상관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이번 행사에 참여한 것을 볼 수 있었다. 친구, 애인과 데이트 일정으로 '한국문화의 날'을 찾기도 했고, 가족 단위로 아이들과 함께 한국문화 체험행사를 하며 주말 여가 활동의 문화 교육프로그램으로는 매우 유익하다고 흥미롭다고 느끼는 것 같았다.
한국에 대해 호기심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르헨티나인들에게 한국 문화를 널리 알리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행사라 해도 무관할 것 같다. 주최 측에서는 한인 2세, 1.5세대 등의 젋은 세대들의 행사 참여가 빠져서는 안 될 요소였을 뿐 아니라, 새로운 아이디어와 콘텐츠로 행사의 재미가 더해졌다고 밝혔다.
<KOF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