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최대 규모의 '원우타마 쇼핑몰(1 Utama Shopping Mall)'에 조성되고 있는 한류 테마존 ‘지구 K(District-K)’가 개장을 앞두고 있다. 지구 K는 원우타마 쇼핑몰의 신축 건물(1 Utama E)에 조성되는 한류 테마존으로 한국 브랜드를 비롯하여 현지 및 해외 브랜드들이 이곳에 입점할 계획이다. 지구 K는 말레이시아에서 처음 증축되는 한류 테마존으로 조성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이에 지난 2월 25일 원우타마 쇼핑몰이 주최하는 ‘원우타마 한류 테마존 지구 K 설명회’가 원 월드 호텔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19가 급격히 확산되면서 해당 행사는 잠정 연기되었다. 25일 진행 예정이었던 설명회에서는 지구 K 입점 현황을 비롯해 향후 계획 등이 소개될 계획이었고 통신원 역시 이 자리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아쉽게도 자리가 무산됐다. 이에 통신원은 지구 K 담당자와의 면담을 통해 지구 K 현황을 들어볼 수 있었다.
<지구 K 공사 현황(2월 기준) - 출처 : 원우타마 쇼핑몰>
원우타마 쇼핑몰 경영지원팀장인 대니(Danny Chee)에 따르면 지구 K가 조성될 원우타마E는 4층 규모로 LG(Lower Ground)층은 한국, 현지 및 해외 음식점과 카페, G(Ground)층은 한국 뷰티 및 라이프스타일 업체, 1층은 엔터테인먼트 관련 업체가 입점할 계획이다. 2층에는 약 7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문화 행사장을 마련하고 한국 문화행사 및 연예인 팬미팅 장소로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이곳에 PJ PAC(Petaling Jaya Performing Arts Centre)를 개관해 스탠드업 코미디, 뮤지컬 공연 등도 선보일 예정이다.
신축 건물인 원우타마E는 순 임대 가능 면적이 약 16만 4,000 평방피트(약 4,609평) 규모이며, 이 가운데 70%의 공간은 이미 계약이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입점 계약을 마친 기업 가운데 21%는 한국 업체들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입점 예정인 한국 업체는 미용실부터 스킨타운 등 뷰티 업체, 봉추찜닭 등 외식업체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구 K는 올해 4~5월 임차인 인수인계를 거쳐, 6~7월 부분 개장 후 9월 30일 정식 개장할 계획이다.
<지구 K 공사 현황(2월 기준) - 출처 : 원우타마 쇼핑몰>
원우타마 쇼핑몰은 1995년부터 운영되고 있는 쇼핑센터로 2003년 첫 확장공사에 이어 2018년 스포츠·관광·엔터테인먼트에 초점을 맞춘 원우타마E를 새롭게 열었다. 원우타마E에는 말레이시아 쇼핑몰 최초의 실내서핑장, 아시아태평양 최초의 쇼핑몰 내 스카이다이빙 에어 터널 등 다양한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여기에 2020년 중순에는 지구K를 열어 한국의 문화와 예술 관련 제품 및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공간을 제공할 계획이다.
원우타마 쇼핑몰은 말레이시아에서 쇼핑몰 중 유일하게 영화관 2개 브랜드를 동시 입점하고 업계 최초로 열대우림을 조성하면서 고객에게 단순한 쇼핑 공간 이상의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더운 기후의 영향으로 말레이시아의 쇼핑몰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먹거리와 즐길 거리를 갖춘 복합쇼핑몰로 자리 잡고 있다. 말레이시아 쇼핑몰 규모는 지난 10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쇼핑몰은 테마파크를 조성하거나 공유 사무실 기업을 유치하는 등 새로운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원우타마 쇼핑몰 역시 한류 공간인 지구 K를 조성해 한국 식음료와 패션, 뷰티 관련 브랜드는 물론 팬미팅장과 공연장 등의 복합적인 문화공간을 갖추고 있다. 특히 축제와 공연, 각종 행사 등이 가능한 공간을 만들면서 지구 K는 한류 팬들의 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케이팝을 비롯한 한국 영화와 드라마는 말레이시아에서 인기를 끌고 있지만, 한류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은 부족한 실정이다. 말레이시아 팬들이 직접 주최한 행사의 경우 주로 작은 카페, 쇼핑몰 한구석에서 소규모로 열리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지난해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한국 연예인 팬미팅 장소를 보더라도 호텔, 실내 체육관, 컨벤센 센터 등의 공간이 주를 이루는 것을 볼 수 있다.
<원우타마E의 실내서핑장 - 출처 : 통신원 촬영>
따라서 한국 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활동이 진행되고 있지만, 한류 팬들을 위한 공간은 전무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지구 K가 문을 연다면 한류 팬을 유치하는 것은 물론 지구 K에 입점한 한국 매장을 통해 한국 상품과 문화를 다양하게 소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지구 K는 한류 팬은 물론 한국 교민과 한류에 친숙하지 못했던 외국인에게도 한국 문화를 알릴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역사와 전통문화에 대한 현지인의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한국 문화행사는 소수의 한인과 현지인이 참여하는 소규모 성격의 행사에 그치는 것 역시 현실이다. 홍보 부재의 문제와 더불어 행사장까지의 접근성이 떨어져 소수가 알고 즐기는 축제로만 남고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찾는 쇼핑몰에 지구 K가 조성되고, 이곳에서 한국 행사가 열린다면 행사 소식을 알지 못했던 일반인은 물론 교민과 현지인이 어우러지는 축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우타마 쇼핑몰 경영지원팀장 대니는 “지구 K가 조성되면 케이팝 댄스, 한식 클래스 등은 물론 한국의 전통 문화를 알리는 축제도 열 계획”이라며 “대표적으로 설날과 추석 등 한국의 명절을 배우는 다양한 행사를 통해 한국의 역사와 전통 문화를 알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전시와 행사를 개최하고 싶지만, 현지인인 우리가 행사를 준비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말레이시아한국대사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한국관광공사 등과 함께 협력해 앞으로 특별한 행사를 만들어가고 싶다”고 전했다.
지구 K를 통해 한국과 말레이시아 간 문화교류 기회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올해가 양국 수교 60주년 기념의 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지구 K는 한국을 알지 못했던 말레이시아인들이 대중음악을 넘어서 한국 문화를 접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고, 양국의 문화 협력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류 공간이 새롭게 조성되는 만큼 한국의 여러 기관이 적극 협력해 한국 문화를 널리 알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KOF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