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 내에 노동조합을 설립하려던 노동자들의 시도가 또 한 번 좌절됐다. 노조설립을 위한 노동자 투표가 참여율도 높지 않았고, 투표 참가자들도 3명 가운데 2명 이상이 반대하는 등 노조설립 지지 역시 낮았다.
CNBC에 따르면 9일 앨라배마주 베세머의 아마존 물류센터 직원 일부가 추진하던 노조설립 시도가 물거품이 됐다.
<앨라배마주 베세머의 아마존 물류센터>
표결권이 있는 직원 약 5800명 가운데 절반을 조금 넘는 3215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이 가운데 노조설립 찬성표는 738표에 그쳤다. 찬성의 2배 이상인 1798명이 반대했다.
단위 노조를 설립해 소매·도매·백화점 노조연맹(RWDSU)에 가입할지 여부를 묻는 투표가 부결된 것이다.
막대한 수익에도 불구하고 직원 복지는 열악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아마존은 거대 노조연맹과 임금단체협상에 나서지 않아도 돼 가슴을 쓸어내리게 됐다. 노조설립 시도를 좌절시키려면 아마존은 최소 1608표가 필요했지만 베세머 물류센터 직원들은 이보다 더 많은 반대표를 던졌다.
전미노동관계위원회(NLRB)가 투표결과를 승인하면 결과과 최종 확정된다.
RWDSU는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NLRB에 아마존의 투표관리에 관해 이의를 제기할 방침이다. RWDSU는 아마존이 베세머 물류센터 직원들의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방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RWDSU는 아울러 아마존의 수많은 불공정 노동관행을 고발할 계획이다.
아마존내 노조설립 시도가 좌절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아마존 노조설립은 2014년 델라웨어주에서도 좌절된바 있다. 아마존은 그때에도, 이번에도 같은 법무법인을 고용해 직원들과 협상해왔다.
<박영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