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미국에서 첫번째 재감염 환자가 확인됐다. 또한 재감염 증상이 첫 번째보다 더욱 심각하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CNBC, CNN 등 언론들은 12일 국제 의학 학술지 '란셋 감염병'에 게재된 네바다 대학 연구진의 사례 연구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연구진에 의하면 네바다주 워쇼카운티에 거주하는 25세 남성은 지난 3월 25일에 목구멍이 붓고 기침과 두통, 구역질, 설사 증상을 겪었다. 그는 4월 18일에 COVID-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같은달 27일에 증상이 사라졌다. 문제의 남성은 5월 9일과 26일에 2차례 COVID-19 검사를 받았지만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5월 28일에 열과 두통, 현기증, 기침, 구역질과 설사 증세를 다시 겪었다. 남성은 6월 5일에 2번째 COVID-19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이번에는 혈중 산소농도 감소 및 호흡 곤란으로 인해 산소호흡기 치료까지 받았다.
연구진은 유전자 검사 결과 COVID-19가 1차 감염 이후 잠복기에 들어갔다 재발한 것이 아니며 문제의 남성이 유전적으로 다른 COVID-19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확인했다.
COVID-19 재감염 사례는 지난 8월 홍콩에서 세계 최초로 발견됐으며 이후 벨기에와 에콰도르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COVID-19 피해가 가장 심한 미국에서 재감염 환자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재감염 증가를 두고 COVID-19 항체가 모든 환자에게 생기는 지 여부와 지속 시간에 대해 논쟁을 벌이고 있다.
영국 이스트앵글리아 대학의 폴 헌터 교수는 이번 연구가 "매우 우려된다"며 COVID-19가 공백기를 두고 2차례 감염됐고 2번째 감염이 더욱 심각했다는 점이 걱정이라고 설명했다. 재감염 증상이 1차 감염보다 심각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재감염 증상이 더욱 심각한 이유는 아직 불분명하다. 네바다대 연구진은 우선 환자가 재감염 당시 1차 감염보다 많은 양의 바이러스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댕기열 감염 처럼 1차 감염으로 생긴 항체가 2차 감염 항체 형성 과정에서 몸에 안 좋은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박영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