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에 탑승한 승객을 강제로 끌어내려 물의를 빚었으면서도 꼿꼿한 태도를 보였던 유나이티드 항공이 미 여론과 주요 언론의 질타, 헐드우드 스타들의 보이콧 등에 결국 무릎을 꿇었다.
유나이티드 항공의 오스카 무노즈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9일 밤 시카고 오헤어 공항을 출발해 켄터키 주 루이빌로 향할 예정이었던 유나이티드항공 3411편에서 벌어진 사건과 관련<본보 10일자 보도> 11일 머리를 숙였다.
무노즈 전날 승객의 잘못으로 치부하면서 항공사 직원의 잘못이 없다는 듯한 태도를 보였던 데서 완전히 꼬리를 내린 것이다.
그는 10일 직원에게 보낸 글에서는 승무원들이 규정을 따랐다면서 앞으로도 더 과감하게 행동할 것을 권한다고 밝혀 폭력 행위를 더 조장하는 듯한 느낌을 줬고, 이는 더 큰 공분으로 이어졌다.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언론은 승객 끌어내리기를 11일자 1면에 나란히 게재하면서 항공사 측의 잘못된 대응을 질타했다. 또 소셜미디어에서는 유나이티드항공을 조롱하는 해시태그 달기가 진행됐다.
이같이 유나이티드항공에 대한 여론의 강도 높은 비난이 쇄도하자 무노즈 CEO는 하루만에 입장을 바꿔 사과했다.
무노즈는 직원에게 보낸 글에서 "강제로 끌어내려진 승객에게 깊이 사과한다. 어떤 승객도 이렇게 잘못 대우받아서는 안 된다. "우리가 전적으로 책임지고 바로 잡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이어 "잘못을 바로잡아 이런 일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한다"면서"회사의 방침 등에 대해 재검토한 뒤 4월 30일까지 결과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주가가 급락하는 것으로 주식시장에서도 혼쭐이 났다. 11일 유나이티드 항공의모회사인 유나이티드 컨티넨탈 홀딩스의 주가는 1.13% 하락 마감했다.
<박영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