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이자 민주화 운동가인 이희호 여사가 10일(한국시간) 밤 11시 37분 노환으로 별세한 소식이 알려지자 정치권이 애도를 표했다. 향년 97세.
더불어민주당은 "정의와 인권을 위해 몸바친 삶"이었다며 "또 하나의 큰 별을 잃었다"고 밝혔다.
민주평화당도 "여성운동의 선각자"라고 회고하며 "국민들은 '이희호'라는 이름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애도를 표했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을 이희호 여사의 사진을 바꾸고 "여사님께서 생전에 직접 고르신 영정 사진"이라며 애도의 뜻을 표하자고 제의했다.
박 의원은 "저는 ‘사모님 편히 가십시오. 하늘나라에서 대통령님도 큰아들 김홍일 의원도 만나 많은 말씀 나누세요. 무엇보다 큰아들 김 의원을 보내고 국립 5·18민주묘지 안장까지 보고 가셔서 감사하다’라고 고별인사를 드렸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끊임없이 더 좋은 세상의 등불을 밝혔던 이 여사는 대한민국의 진정한 퍼스트레이디"라며 "민주주의와 인권운동의 거목이었던 여성 지도자 이 여사의 삶을 깊은 존경의 마음을 담아 추모한다"는 논평을 냈다.
자유한국당 민경욱 대변인도 논평에서 "민주주의, 여성, 장애인 인권운동을 위해 평생 헌신한 고인의 숭고한 뜻을 기린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을 47년간 내조한 배우자이자 민주화 동지를 넘어 스스로가 민주화의 큰 나무로 무성히 잎을 피워낸 민주화 운동가"라며 "김 전 대통령을 만나 사무친 그리움을 풀고, 헤어짐 없는 영원한 곳에서 한결같이 아름답고 행복하시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희호 여사 소천 소식에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면서 " 김대중 대통령님의 반려이신 것을 넘어 당신 스스로 여성으로서 시대의 선각자이셨습니다. 무릎이 닳도록 기도와 헌신의 삶을 살아오신 당신을 한없이 사모합니다 존경합니다 보고싶어하셨던 대통령님 곁에서 고이 잠드소서"라는 글을 남겼다.
문재인 대통령은 핀란드 순방 중에 이희호 여사 별세 소식을 듣고 "여사님은 정치인 김대중 대통령의 배우자, 영부인이기 이전에 대한민국 1세대 여성 운동가입니다. 대한 여자청년단, 여성 문제연구원 등을 창설해 활동하셨고, YWCA 총무로 여성운동에 헌신하셨습니다. 민주화운동에 함께 하셨을 뿐 아니라 김대중 정부의 여성부 설치에도 많은 역할을 하셨다"고 썼다.
이어서 "평화의 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드리고 싶었는데 벌써 여사님의 빈자리가 느껴집니다. 두 분 만나셔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계시겠지요. 순방을 마치고 바로 뵙겠습니다. 하늘나라에서 우리의 평화를 위해 두 분께서 늘 응원해주시리라 믿는다"는 글을 남겼다.
이희호 여사의 빈소는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1 호실에 마련됐고 발인은 14일 새벽 6시에 진행된다.
한편, 이 여사가 남북관계 개선에 노력해온 만큼, 북한이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때처럼 조문단을 보낼지 관심이 집중된다.
<박영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