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정책과 이에따른 유학생 감소가 미 경제에 상당한 손실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으로 유학생 숫자가 더 줄어든 것으로 보여 손실 규모가 급격히 불어날 전망이다.
CNBC는 17일 전미국제교육협회(NAFSA)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유학생 등록 감소로 미 경제에 18억달러 손실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올해 손실 규모가 더 급격해질 수밖에 없게 됐다는 것이다. 미국이 COVID-19 신규확진부터, 총확진자, 입원환자, 사망자 수 등 COVID-19 최대 확산국이라는 점과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이 겹쳐 유학생들은 이미 다른 나라들로 눈길을 돌리고 있어 급격한 유학생 감소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16일 공개된 미 국무부 산하 교육문화청과 국제교육협회(IIE)의 '오픈 도어스' 보고서에 따르면 2019~2020 학년 미국내 유학생 수는 사상첫 감소세를 기록했다.
IIE에 따르면 2020학년 시작인 올 가을학기 유학생 등록 규모는 온라인 학생을 포함해 16% 급감했다. 현재 미국 대학에 재학 중인 유학생은 100만명이 넘고, 2019~2020년 이들이 미 경제에 기여한 규모는 금액으로 387억달러 수준에 이른다.
이들의 학비, 생활비 등 직접적인 지출과 이들의 지출에 기대어 사는 학교, 지역사회 등 경제적 유발효과까지 더한 규모다. 그러나 이 규모는 전학년에 비해 4% 넘게 감소한 수준이다. NAFSA가 관련통계를 집계한 20여년만에 첫 감소세다.
중국 유학생 감소가 직격탄이었다.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으로 주춤하던 중국 유학생들이 COVID-19 팬데믹으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팬데믹 이전 중국 유학생 수는 약 37만명으로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과학·기술·공학·수학 등 미국이 중국 유학생 규제에 나서고 있는 이른바 STEM 분야를 전공하고 있다. 미국은 이들 분야의 중국 유학생 비자를 규제하는 등 까다로운 정책을 취하고 있다.
뉴욕 유학컨설팅 업체 라카니 코칭 하피즈 라카니 사장은 COVID-19 위기가 유학생 감소 "불길에 기름을 부었다"고 말했다. 라카니 사장은 최근 공개된 데이터는 초기 규모로 팬데믹이 본격화한 이후의 통계가 빠져 있다면서 1년 뒤 드러나게 될 유학생 감소 규모는 '재앙적'인 수준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영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