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을 공식 제안했다.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10일 청와대를 방문해 문 대통령과 2시간 40여 동안 오찬 회동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특사 자격으로 온 김 부장은 김 위원장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담은 친서를 전덜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을 빠른 시일 안에 만날 용의가 있다. 편하신 시간에 북을 방문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는 김 위원장의 초청 의사를 구두로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켜 나가자’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동에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성공적으로 치러진 데 대해 남북이 함께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북한 고위급 대표단을 맞이한 문 대통령은 우호적 분위기 속에서 남북관계와 한반도 문제 전반에 대해 폭넓은 논의를 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남북 관계 발전을 위해서도 북미 간에 조기 대화가 반드시 필요하고 강조한 뒤 ‘미국과의 대화에 북쪽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김 상임위원장과 김 제1부부장,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은 오전 11시께 청와대 본관에 도착했다.
북한 인사가 청와대를 방문한 것은 2009년 8월 23일 김기남 노동당 비서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등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북한 조문사절단 이후 8년 6개월 만이다. 특히 김일성 일가를 일컫는 ‘백두혈통’이 청와대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제1부부장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이다.
한편 일본과 중국 언론들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문재인 대통령 방북 요청 사실을 신속하게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10일 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청와대를 예방한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친서를 문 대통령에게 전달하며 방북 초청 의사를 구두로 전달했다는 청와대의 발표를 긴급 뉴스로 보도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친서로 남북관계 개선 의사를 표명했으며 문 대통령은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켜 나가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도 북미간 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미국과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NHK도 정규 방송 도중 자막으로 김 위원장의 문 대통령 방북 요청 내용을 전하고 속보 형식으로 서울을 연결해 관련 내용을 상세히 소개했다. NHK는 문 대통령이 북미간 대화를 강조한 것에 대해 "자신의 방북이 실현되려면 핵문제를 놓고 북한과 미국과의 대화 진전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전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만일 문 대통령이 북한 방문을 하게 되면 2007년 10월(노무현 당시 대통령의 방북)이후 처음으로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게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요미우리, 아사히,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청와대 발표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의 북한 방문을 요청했다고 인터넷판을 통해 보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의 발표를 인용해 오늘 청와대를 방문한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친서를 문 대통령에게 전달하면서 방북 초청 의사를 구두로 전달했다고 긴급 속보로 내보냈다.
<박영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