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코로나19(COVID-19) 환자가 470명으로 늘며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에 미국의 심장부이자 세계 정치 1번지인 수도 워싱턴DC도 뚫렸다. 이에 미국 사회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8일 CNN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주 정부를 인용, 이날 오전까지 미국 내 코로나19 감염 사망자는 19명, 환자는 470명으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존스홉킨스 대학도 최소 437명의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밤사이 감염자가 28명이 증가했고 환자 발생 주도 1개 주가 늘어 31개 주에서 32개 주가 됐다.
뉴욕주에서는 이날 16명의 신규 환자가 늘었다. 앤드루 코우모 뉴욕주지사는 주내 환자수가 105명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뉴욕주내 감염자는 대부분 주내 두 번째 환자인 50대 변호사의 접촉자들인 웨스트체터카운티 주민들이다. 앞서 사망자와 감염자가 집중 발생한 서부 워싱턴주에 이어 미국 최대 도시인 뉴욕시(맨하탄)가 소재한 뉴욕주가 새로운 감염중심지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뮤리엘 바우저 워싱턴DC 시장은 전날(7일) 트위터를 통해 코로나19 첫 양성 추정 환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양성 추정'은 주 단위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지만 CDC로부터 확진 판정이 나오지는 않은 단계다.
워싱턴DC에서 나온 첫 환자는 1817년 세워진 조지타운 지역의 유서깊은 성공회 교회 목사인 티머시 콜로 파악됐다고 언론들이 보도했다. 워싱턴DC 보건당국의 예배 중단 권고에 따라 이날 예배는 취소됐다.
이와 동시에 워싱턴DC에 인접한 버지니아주와 메릴랜드주에서도 확진 환자가 나왔다. 미국 수도권에서 하루새 3건의 코로나19 사례가 나오자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바우저 시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환자는 워싱턴DC에 거주하는 50대 남성으로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감염지역 여행이나 감염자와의 접촉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바우저 시장은 또 워싱턴DC 방문중 코로나19 증세를 보여 인근 메릴랜드주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입원 중인 또 다른 사람이 있다고 했다. 미 국방부는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 포트 벨보아의 해병 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해병은 최근 해외 출장에서 돌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더해 지난주 워싱턴DC 인근의 메릴랜드주 포트 워싱턴에서 열린 '보수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참석자 1명과 이번주 워싱턴DC에서 열린 미 유대계 이익단체 미-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 연례 정책 콘퍼런스 참석자 가운데 2명이 각각 양성 판정을 받았다.
두 행사 모두 미국의 거물 정치인들이 총출동했었고 특히CPAC 행사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연설까지 했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도이 확진자와 만나거나 근거리에 있었다는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CPAC 주최 측도 확진자가 트럼프 대통령과 접촉한 적 없으며 콘퍼런스가 열린 메인홀에는 들어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백악관과 연방정부, 의회, 전세계 각국 대사관 등이 밀집해있는 워싱턴DC가 코로나19에 뚫리면서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총력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코로나19 대응을 잘 해왔다고 자화자찬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애써 불안감을 줄이는데 주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바이러스가 백악관을 향해 다가오는데 걱정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우리는 훌륭하게 해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대규모 정치 집회 개최 등 선거 캠페인을 예정대로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세가 초기에 제어되지 못할 경우 수도 워싱턴의 마비 사태는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캠페인에도 상당한 영향이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미 공중보건 당국자는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라 이에 대한 대처가 '억제' 단계에서 '완화' 단계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미 공중보건위생을 책임지는 제롬 애덤스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은 "우리는 사람들에게 현재와 같은 상황을 준비할 시간을 줄 수 있도록 억제의 태도를 취했지만 이제는 완화 단계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대해 "더 많은 환자를 보게 될 것임을 이해하도록 돕고 있다는 의미"라며 "앞으로 더 많은 사망자가 나오겠지만 패닉(공황)에 빠져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애덤스 박사는 또 미국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가 억제했다는 진단을 내놨다. 그는 "이 나라 일부 지역에서는 코로나19를 억제했다. 이는 코로나19가 지역사회로 전파되는 것을 막고 있다는 뜻"이라며 "일단 지역사회로 들어왔다면 지역사회 확산을 차단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온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