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의 증오범죄(hate crimes)가 작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범죄들은 특히 인종·민족, 종교에 대한 혐오에서 비롯됐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연방수사국(FBI)은 13일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총 6,121건의 증오범죄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2015년에 비해 4.6% 늘어난 것으로 2년째 증가세다.
인종·민족·혈통에서 비롯한 증오범죄는 전체의 57.5%인 3,489건으로 나타났다. 이중 아프리카계 미국인 피해자가 절반을 차지했다.
종교는 전체 증오범죄 가운데 21%로 나타났다. 특히 반 유대교 관련 사건이 절반인 1,273건으로 나타났다. 반무슬림 범죄는 307건이다. 성소수자에 대한 증오범죄는 17.1%인 1076건이다. 이중 3분의 2는 남성 동성애자에게 가해졌다.
전체 증오범죄에는 살인 9건, 강간 24건도 포함됐다. 범인 5770명 가운데 46%는 백인, 26%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다. 이번 보고서는 1만5,000여개 법 집행기관이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집계됐다.
증오범죄란 인종·종교·국적 등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심으로 발생하는 범죄를 통칭한다.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은 지난 5월 "증오범죄는 다른 범죄와 다르다"며 "증오범죄는 정체성의 핵심을 공격한다. 결과적으로 신뢰와 존엄의 상실을 가져오며 최악의 경우 삶을 빼앗는다"고 지적했었다.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도 이날 수치 발표 후 "어떤 사람도 그들이 누구이고 무엇을 믿는지, 어떻게 예배를 드리는지로 인해 폭력적으로 공격당할 두려움을 느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영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