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군데를 합격하기에도 '낙타가 바늘 구멍 통과하기' 만큼이나 좁은 관문을 통과해야 할 정도로 어렵다는 미 해군사관학교와 공군사관학교를 동시에 합격한 베이지역 한인 고등학생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두 학교로부터 입학허가를 받은 미래의 장군감인 주인공은 밀피타스 하이스쿨 졸업을 앞두고 있는 리차드 성(성정모)군.
성군은 "육군사관학교도 지원해 마지막 통보를 기다리고 있다"며 "하지만 최종 입학 결정은 경쟁률이 삼사 중 제일 높은 해군사관학교가 될 것 같다"고 했다.
성군이 해군사관학교로 마음을 굳힌 이유는 졸업 후 가장 다양한 진로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미 해군은 공군보다 더 많은 비행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해사졸업생 중 1/3은 비행 장교로, 1/3은 해병대장교로, 나머지 1/3은 핵잠수함이나 항공모함에 배치돼 함정을 지휘하게 된다. 이외에 폭발물설치·제거와 특수업무를 맡는 네이비실 등으로도 배치된다.
졸업 후 선택의 폭이 넓기 때문에 육해공 어디든 지원이 가능하다.
이처럼 기회가 많기 때문에 경쟁률도 어마어마 하다. 해군사관학교의 작년 경쟁률을 보면 총 1만7,043명이 원서를 냈고, 이중 1,355명 만이 합격, 합격률이 8%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수재 중에서도 수재들이 모이는 곳으로 명성이 높다.
특히 사관학교의 경우 좋은 성적은 필수에다가 체력까지 동시에 요구되기 때문에 성적만 최고라고 해서 갈 수는 없다. 또한 사관학교는 거주 지역구 내 상하원의원의 추천도 필수로 요구된다.
성군은 한인에게도 잘 알려진 마이크 혼다 전 연방하원의원과의 인터뷰를 거쳐 삼사의 추천서를 받았다.
혼다 전 의원으로부터 추천서를 받은 이유는 그의 이력을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밀피타스 하이스쿨 한미학생회 회장을 3년째 맡고 있으며, 탁월한 리더쉽을 발휘하고 있다.
직지홍보대사로도 활동 중이며, 트랙, 크로스 컨트리, 교내 축구대표선수로도 활동하는 등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로 종횡무진하고 있다.
성군의 이같은 에너지는 대한민국 육군헌병으로 근무했고, 산타클라라 한미노인봉사회장을 지낸 할아버지 성안평씨와 산타클라라 셰리프국 부국장으로 재직 중인 아버지 릭 성 부국장으로부터 대물림됐다. '부전자전'이라는 옛말이 딱 어울린다.
성군은 "셰리프국에서 근무하는 아버지를 보고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사관학교를 꿈꾸게 됐다"며 "원하던 꿈을 이루게 된 건 집안 어른들과 주위에서 많은 도움을 주고 응원해준 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오는 6월 29일 해사에 입학할 예정인 아들을 지겨 보고 있는 릭 성 부국장은 "큰 아들인 리차드가 너무 잘 커줬다"며 "아무리 힘든 일도 혼자 힘으로 꿋꿋이 이겨내 대견스럽고 고맙다"는 애정을 전했다.
<김판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