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이른 아침부터 이란 테헤란 도심은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장례식에 가려는 시민으로 교통이 마비됐다. 장례식 장소까지 가려면 1시간 이상 걸어야 했지만 수많은 시민들이 참석했다.
장례식에서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딸 제납은 "중동에 있는 미군의 가족은 곧 그들의 자식이 죽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라며 중동 주둔 미군에 대한 보복을 촉구했다.
이어 "미국과 시온주의자(이스라엘)는 내 아버지의 순교가 인간 본성을 일깨우고 저항 전선을 더 강하게 했다는 사실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라며 "그들의 삶은 이제 악몽이 될 것이다. 미친 자 트럼프는 아버지의 죽음으로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라고 연설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그의 관 앞에서 쿠란 구절을 낭송하다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고 이 모습도 방송을 통해 중계됐다. 이란의 최고 권력자가 공개 석상에서 눈물을 보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란에서 반미 집회는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지만 이날은 다른 집회에서는 들을 수 없는 구호가 나왔다.
반미 집회에서 주문처럼 외치는 "마르그 발르 움메리카"(미국에 죽음을)와 함께 "엔테검, 엔테검"이라는 구호가 두드러졌다. 이란어로 '복수하라, 복수하라'라는 뜻이다. 바그다드에서 미군의 폭격을 맞아 잔혹하게 살해된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위해 정부와 군에 복수를 촉구하는 단호한 구호였다.
이란 정부는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장례를 국장으로 승격하고, 임시 공휴일로 선포했다.
<이온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