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채팅을 통해 가장 친한 친구를 살해하면 900만 달러를 주겠다는 꼬드김에 넘어간 18세 소녀가 다른 네 명을 끌어들여 한 살 위 친구를 잔인하게 살해했다. 서로를 ‘베스트 프랜’이라고 여겼던 소녀들이었다.
알래스카주에 거주하는 데날리 브레머(18)가 지난 2일 하이킹을 가자고 꼬드겨 선더버드 폭포 근처에서 신시아 호프먼(19)를 살해한 음모를 꾸미고 실행에 옮긴 혐의로 기소됐다고 언론들이 19일 전했다.
<온라인 채팅을 통해 알게 된 남성의 제의를 받고 끔찍한 살인극을 주도한 데날리 브레머.>
네명의 용의자들은 호프먼의 머리와 손을 테이프로 묶고 그녀의 머리 뒤쪽에서 방아쇠를 당긴 뒤 에클루트나 강에다 시신을 던졌다.
카이덴 매킨토시(16)가 브레머의 총으로 치명상을 안긴 총격을 감행했고 칼렙 레이랜드(19)와 미성년자라 이름을 밝힐 수 없는 둘이 더 범행에 협력한 혐의로 기소됐다.
호프먼은 학습 장애를 갖고 있어 지적 수준이 열두 살 정도로 떨어졌다. 아버지 티모시는 현지 일간 앵커리지 데일리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딸은 그들을 믿었다. 우리 딸은 친구를 원했을 뿐인데 난 이제 그녀를 땅에 묻어야 한다”고 슬퍼했다.
<베스트 프랜이라고 믿었던 친구에게 살해된 신시아 호프먼.>
브레머는 몇개월 전 인디애나주 뉴샐리스베리에 사는 다린 실밀러(21)에게 사주를 받았는데 그는 900만 달러를 주겠다며 친구를 강간하고 죽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지시까지 내렸다. 하지만 경찰은 호프먼이 죽기 전 강간 당했다는 증거는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캔자스주 출신 백만장자 타일러라고 신분을 속인 그의 실제 이름은 21살의 다린 실밀러로, 타일러는 온라인상에서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이다.
실밀러는 브레머에게 살해 동영상을 스냅챗으로 전송하라고 시켰고 브레머는 범행 후 지시에 따랐다. 이들은 범행 후 호프먼의 옷과 소지품들을 불태운 뒤 호프먼 가족에게는 딸이 앵커리지의 다른 국립공원에서 발을 헛디뎌 숨졌다고 거짓말을 했다.
인대애나주 경찰은 브레머와 주고받은 이메일 메시지를 근거로 지난 9일 실밀러를 심문해 그녀에게 살해를 교사한 것이 맞으며 두 번째 살인까지 교사했다는 사실을 자백 받았다. 심지어 두 번째 살해 지시에 따르지 않자 호프먼을 살해한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겁박했다. 이에 브레머는 실밀러의 지시를 받아 어린이들을 성적으로 유린하는 동영상을 촬영해 보내줬다.
실밀러는 알래스카주에 범죄인으로 인도돼 재판을 받게 됐으며 용의자들에게는 각각 유죄가 인정되면 최고 99년의 징역형이 선고될 것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브라이언 슈뢰더 알래스카주 검찰총장은 18일 기자회견 도중 “인터넷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아무리 좋게 이야기해도 어두운 구석이 있을 수 밖에 없고 부모들은 자녀들의 온라인 활동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제프리 피터슨 연방수사국(FBI) 요원은 “당신은 집에 앉은 채로 알래스카나 또다른 오지에서의 살인을 지시해 추격을 피할 수 있어 안전할 것이라고 바랄 수 있지만 그렇게 멀리 있지 않다”며 “우리는 당신을 추적해 찾아낼 것이다. 그리고 정의의 심판대에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온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