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은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털북숭이 우키족 전사 캐릭터 '추바카'를 연기한 배우 피터 메이휴가 향년 74세를 일기로 숨을 거뒀다.
메이휴의 유족은 2일 트위터를 통해 "메이휴가 4월30일 텍사스주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며 부고 소식을 전했다.
1944년 영국에서 태어난 메이휴는 8세 때 거인증 진단을 받았다. 성인이 되고 나선 키가 221㎝까지 자랐다. 런던의 병원에서 일하던 중 영화 제작자의 눈에 띄면서 1977년작 영화 '신밧드의 대모험 호랑이 눈알'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그는 같은 해 운명과도 같은 작품을 만났다. 바로 스타워즈 시리즈의 시작을 연 '에피소드 4-새로운 희망'에서 추바카 역으로 출연한 것이다.
영화에서 추바카는 우키족으로, 온몸을 덮은 털이 특징이다. 설정상 나이는 200살로 고령. 또 울음소리와 비슷한 우키족 언어로 말을 한다. 따라서 평범한 인간은 그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다. 메이휴는 추바카를 연기하기 위해 실제로 두꺼운 털옷을 착용했다. 다만 츄바카가 내는 '꾸워워웍' 소리는 메이휴의 목소리가 아닌 기계음이라고 한다.
메이휴는 생전 인터뷰에서 스타워즈 오디션을 보러 갔을 때 조지 루카스 감독과 처음 만난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사무실 소파에 앉아 있었는데 조지가 들어와 자리에서 일어나 악수했다"며 "그게 오디션 전부였다. 조지는 '우리가 찾은 것 같네'라고 했다"고 회상했다.
츄바카의 말을 알아들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밀레니엄 팔콘호의 기장이자 그의 동료인 한 솔로뿐이다. 두 단짝은 광활한 우주에서 제국군에 맞서며 생사고락을 함께 한다.
한 솔로 역은 할리우드의 유명배우 해리슨 포드가 맡았다. 두 사람의 동행은 이후 '에피소드5-제국의 역습(1980년)' '에피소드6-제다이의 귀환(1983년)'으로 계속 이어졌다.
추바카와 한 솔로는 에피소드 6편 이후의 세계관을 담은 스타워즈의 새 시리즈 '깨어난 포스(2015년)'를 통해 32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췄다. 메이휴는 고령의 나이로 거동이 불편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털북숭이 분장을 했다.
고인과 호흡을 맞춰온 해리슨 포드는 부고 소식에 "우리는 동료이자 친구로 30년 넘게 지냈다"며 "메이휴는 매우 친절하고 젠틀한 사람이었다. 그는 자신의 재치와 우아함을 추바카에게도 부여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나는 그를 사랑했다"며 "그는 추바카에 영혼을 쏟아부어 스타워즈 관객들에게 큰 기쁨을 안겨줬다"고 애도했다.
스타워즈의 주인공 루크 스카이워커 역을 연기한 배우 마크 해밀도 오랜 동료를 애도했다. 그는 메이휴에 대해 "가장 젠틀했던 거인"이라며 "나를 항상 미소짓게 만들었던 큰마음의 소유자이자 내가 정말로 사랑했던 충직한 친구"라고 전했다.
<이온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