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 실리콘밸리 지부 30대 여성 회장
스탠퍼드 암 연구원과 협회장 조율하며 조직 체계 정비 성과
KIC SV와 공동 컨퍼런스 기획… “차세대 과학자 위한 열린 플랫폼 구축”
세계 기술 혁신의 심장부인 실리콘밸리에서 한인 과학기술계의 세대교체 바람을 이끄는 젊은 리더가 있다.
작년 8월, 역사와 전통의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KSEA) 실리콘밸리 지부의 지휘봉을 잡은 30대의 김지현 회장(스탠퍼드대 연구원)이 그 주인공이다.
취임 후 ‘바쁘고도 치열한’ 시간을 보낸 김 회장은 코리아데일리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서로 다른 전공의 연구자들이 식사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협업 아이디어를 나누는 장면을 보며 ‘연결의 힘’이 작동하고 있음을 실감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본업인 암 관련 단백질 분해제 연구와 협회장이라는 중책을 동시에 수행하며, 실리콘밸리 한인 과학기술계의 새로운 영토를 넓혀가고 있는 김 회장을 다시 스탠퍼드대 캠퍼스에서 만났다.

<스탠퍼드대 캠퍼스에서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KSEA) 실리콘밸리 지부 김지현 회장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30대 ‘젊은 회장’의 도전… 보이지 않는 ‘제도적 기반’ 정비에 집중
역사 깊은 단체의 수장을 맡은 30대 리더에게 세대 간 소통이나 조직 운영은 커다란 도전이었다. 김 회장은 화려한 대외 행사보다 조직의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
김 회장은 “비영리 단체로서의 계좌 개설, 행정 절차, 문서 체계 정비 등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조직의 뼈대를 이루는 제도적 기반을 정비하는 일이 가장 중요했다”며 “경험이 풍부한 선배 세대들의 조언을 구하고 절차를 하나씩 정립해 나가면서 세대 간 협업과 조화의 가치를 깊이 깨달았다”고 말했다.
스탠퍼드 대학에서 본업인 연구를 병행하는 철저한 ‘시간 관리’ 역시 극복해야 할 과제였다. 그는 “연구자로서의 집중력과 문제 해결 능력은 조직 운영에 큰 도움이 되고, 협회에서 만나는 다양한 전문가들과의 교류는 내 연구에 새로운 영감을 준다”며 “연구 일정 이후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며 두 역할의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2026년 핵심 비전 ‘AI 융합’… KIC SV와 미니 컨퍼런스 추진
KSEA 실리콘밸리의 2026년 슬로건은 ‘체계화와 열린 플랫폼’이다. 지난해가 지부 재건 후 기반을 다지는 시기였다면, 올해는 그 토대 위에서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궤도에 올리겠다는 구상이다.
가장 중점을 두는 테마는 시대의 화두인 ‘인공지능(AI)’이다. 김 회장은 “AI는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바이오, 헬스케어, 반도체, 스타트업 등 모든 영역과 결합하고 있다”며 “이를 연결의 매개로 삼아 상·하반기에 미니 컨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실리콘밸리 현지의 글로벌 혁신 기관인 KIC SV(K-Innovation Center Silicon Valley)와 공동 행사를 기획 중이다.
인위적인 매칭 방식의 멘토십 프로그램 대신, 세대를 초월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밋앤밍글(Meet & Mingle)’ 형식의 캐주얼 네트워킹 행사도 정기적으로 마련된다. 격식 없이 연구와 커리어를 공유하는 장을 만들어 차세대 유학생과 포닥(박사후 연구원)들의 참여를 자연스럽게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차기에 더 발전된 협회 인계할 것”
KSEA 실리콘밸리 지부가 재건된 지 이제 약 2년. 김 회장은 대대적인 홍보에 열을 올리기보다 ‘프로그램의 질’로 승부하겠다는 묵직한 포부를 전했다. 참여한 연구자들의 경험과 만족도가 곧 가장 강력한 홍보 수단이 될 것이라는 믿음에서다.
“협회는 한 사람의 리더가 이끄는 독단적 조직이 아니라, 구성원 모두가 함께 벽돌을 쌓아 올리는 공동체입니다. 서로의 전문 분야를 존중하고 배우는 과정 속에서 우리 모두가 함께 성장하길 바랍니다. 제 임기가 끝날 때, 다음 세대에게 부끄럽지 않게 한 단계 더 발전된 협회를 인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KSEA 실리콘밸리 지부는 올해 인공지능(AI)을 매개로 한 학제 간 융합에 집중하는 한편, 차세대 과학기술인들을 위한 열린 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김지현 회장은 “협회는 한 사람의 리더가 아닌 구성원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체”라며 “서로의 분야를 존중하고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서 지부의 동반 성장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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