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망명길에 오른 캐러밴(중미 이민자 행렬)이 이 규모를 키우면서 미 서부 국경을 향해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미 입국을 차단하려고 미군 5600명이 추가 배치됐다. 올해 초 파견된 주방위군 2000여명을 합치면 국경 수비 병력만 7600명에 달한다.
캐러밴은 세계에서 가장 살인율이 높은 온두라스를 비롯해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니카라과 등 중미 국가에서 폭력과 마약범죄, 가난을 피해 고국을 떠나 도보나 차량으로 미국을 향해 이동하는 이민자 행렬을 가리킨다. 현재 멕시코에서 이동 중인 캐러밴 중 85%는 온두라스 출신이다.
11일 NBC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남부 국경 지역에 캐러밴의 불법 입국을 막으라며 현역 군인을 배치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텍사스 국경에 2800명,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에는 각각 1300명, 1500명의 현역 군인이 추가 배치됐다.
앞서 지난 9일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로 출국하기 전에 불법 입국한 캐러밴의 망명 신청을 막기 위한 포고문에 서명한 바 있다.
이들 미군은 멕시코 국경 지역에서 국경 및 세관 보호 임무를 수행한다. 현재는 철조망 울타리 설치, 의료용 텐트 준비 등 기지 구축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CNBC는 복수의 국방부 관료를 인용, 연말까지 남부 국경 군병력 배치에 2억2000만달러가 넘는 비용이 쓰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캐러밴의 불법 입국을 막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 왔다. 최근엔 강력 대응하겠다는 내용의 포고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캐러밴은 미국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현재 멕시코 내 캐러밴은 약 1만명으로 추산된다. 5000여명의 캐러밴 본진은 멕시코에서 일주일 가량 머물면서 행렬을 재정비한 뒤 전날 대미 행렬을 재개했다.
캐러밴은 이날 새벽 멕시코 중부 게레타로 주를 떠나 북서쪽으로 62마일 떨어진 과나후아토 주로 이동했다. 이민자들은 10일에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자치정부의 도움을 받아 지하철과 트럭 등을 타고 124마일을 이동했다.
캐러밴은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 시와 맞닿은 멕시코의 티후아나 시로 이동할 계획이어서 앞으로 1600마일을 더 이동해야 한다.
<이온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