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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러시아와 체결한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의 이행 중단과 6개월 후 탈퇴를 공식화하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둘러싼 군비경쟁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아닌 중국을 겨냥한 조치라는 해석이 잇따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군축조약의 필요성을 함께 언급한 것 역시 군비확장을 추진 중인 중국을 끌어들이기 위한 행보라는 평가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일 성명을 내고 “미국은 오늘 러시아와 다른 조약 당사국들에 미국이 6개월 이내에 INF 조약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공식 통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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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러시아의 계속된 조약 불이행은 미국의 이익을 위태롭게 했고 러시아가 조약을 공공연히 위반하는 동안 미국이 더는 이 조약에 의해 제한받을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전날 미 국무부 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서도 러시아에 대해 30차례 이상 INF 위반 의혹을 지적했다면서, “러시아가 협정 준수로 복귀하지 않으면 조약은 종결될 것”이라면서 탈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다만 “미국은 러시아와의 관계를 다시 더 나은 기반 위에 놓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 러시아와 탈퇴에 따른 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3일 미 언론에 따르면 INF 조약이 효력을 잃게되면 미국은 아시아태평양 일대에서 그간 배치할 수 없었던 새로운 육상 배치형 중거리 미사일을 괌, 필리핀 등을 중심으로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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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러시아뿐 아니라, INF 조약이라는 제재없이 중거리 미사일 등 무기를 구축해 온 중국과의 마찰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그간 보복관세, 화웨이사태 등 무역전쟁을 벌여온 미·중이 미국의 INF탈퇴를 계기로 전선을 군사분야로까지 확대할 것이라는 우려섞인 전망이 제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신형 미사일 배치로 중국을 위협한 후 협상을 통해 미·중·러 3개국이 참여하는 새로운 군축조약을 체결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나는 모든 사람이 크고 아름다운 방(room)에 모여 훨씬 더 좋은 새로운 (군축) 조약을 체결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주요 언론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에 INF 조약 탈퇴를 통보한 것이 러시아보다는 중국을 더 염두에 뒀을 것"이라고 전했다.  

 

냉전시대 군비경쟁을 종식한 문서로 꼽히는 INF는 1987년 당시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맺은 조약으로, 사거리가 500∼5500㎞인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실험·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이 지난 1일 불이행과 탈퇴 방침을 공식 선언함에 따라 6개월이 경과하면 탈퇴절차가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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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을 체결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미국의 탈퇴 선언에 맞서 러시아의 조약 참여 중단을 밝힌 상태다. 그는 이날 "미국 파트너들이 조약 참여를 중단한다고 밝혔고 이에 우리도 참여를 중단한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그동안 미국이 INF 조약 위반사례로 꼽아온 신형 9M729 순항미사일의 사거리가 500km 미만으로 위반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면서 미국이 오히려 INF에서 벗어나 신형 미사일 등의 새로운 무기를 생산하거나 유럽 등에 배치하기 위해 러시아의 조약 위반을 구실로 삼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중·단거리 미사일을 유럽이나 다른 지역에 먼저 배치하지 않는 한 러시아가 먼저 이 지역들에 유사한 무기를 배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아시아권 군비경쟁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히 크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미국이 새로운 육상 배치형 중거리 미사일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개를 검토할 경우 일본을 비롯한 이 지역의 안전보장 환경에 큰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중·러 간 군사적 대립의 최전선이 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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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앞줄 가운데)이 함선에서 병사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온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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