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청춘남녀들이 경제적 어려움과 몰카 위험, 데이트 폭력, 성범죄 공포 등 사회적 문제들로 인해 연애를 기피하고 있다고 CNN이 11일 보도했다.
CNN은 ‘많은 한국 젊은이들에게 데이트는 너무 돈이 많이 들거나, 너무 위험해(For many young South Koreans, dating is too expensive, or too dangerous)’라는 제목의 인터넷판 톱 기사로 연애 기피 경향을 전했다.
<CNN 인터넷판 톱기사로 다룬 한국 젊은이들의 연애 풍속도.>
그러면서 2018년 현재 한국의 20~44세 연령층 상당수가 미혼이며, 이들 중 남성의 26%, 여성 32%만이 연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이어 한국보건사회연구원(KIHSA)의 조사 결과를 인용, 연인이 없는 남성의 51%와 여성의 64%는 앞으로도 연애를 하겠다는 의지가 없어 싱글로 사는 것을 선택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CNN은 이런 현상의 원인 중 하나로 지난해 한국의 실업률이 17년 만에 최고치인 3.8%까지 높아졌고, 특히 15~29세 젊은층의 실업률은 훨씬 높은 10.8%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또 2019년 졸업 예정 대학생들은 풀 타임 근무 취업 비율이 10명 중 단 1명에 지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처럼 경쟁이 심한 고용시장에서 수많은 한국 청춘남녀들은 취업 인터뷰에서 조금이라도 유리해지기 위해 자격증이나 전문기술을 취득하려고 학원에 다니느라 돈과 시간을 쏟아붓고 있다고 CNN은 상황을 부연 설명했다.
이 때문에 한국의 많은 젊은이들은 연애를 할 돈과 시간이 부족한 상태이고, 그로 인해 연애를 할 감정적 여력도 없는 형편이라고 했다.
CNN은 결혼중매업체 듀오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데이트 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예를 들었다. 데이트 1회당 평균 6만3495원(약 55달러)은 있어야 한다며, 데이트 한 번 하려면 시간당 8350원(약 7.22달러)인 최저임금 기준으로 7.6시간을 꼬박 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온라인 리서치 전문업체 엠브레인의 조사 대상 응답자의 81%는 데이트 비용이 연인 관계의 가장 큰 스트레스 원인 중 하나라고 하소연했다. 또 조사 대상자의 절반 가량은 마음에 드는 사람이 생겨도 경제적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연애 자체를 시작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CNN은 사회 문제에 대해선 데이트 폭력 신고 건수가 2016~2018년 사이에 9000건에서 1만9000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고, 성폭력 신고건수는 2008년 1만6000건에서 2017년 3만2000건으로 급증했다는 한국 경찰 통계를 덧붙였다.
CNN은 최근 잇달아 불거지고 있는 K팝 스타들의 성범죄 스캔들은 한국사회에 성 관련 범죄가 얼마나 확산돼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들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