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공화당 텃밭인 루이지애나 주지사 선거가 16일 치러진 가운데 현직 민주당 소속 존 벨 에드워즈(53) 주지사가 재선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세 차례나 직접 찾아가 지원 유세를 했는데도 결과를 바꾸지 못했다.
공화당이 지난 5일 실시된 4개 주 지방선거에서 텃밭인 켄터키 주지사를 포함해 3곳에서 패한 데 이은 것이다. 이에 따라 내년에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행보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언론들은 에드워즈 주지사가 51.3%를 얻어 48.7%를 기록한 에디 리스폰 공화당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재선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재선된 존 벨 에드워즈 루이지애나 주지사.>
루이지애나 지역은 공화당이 강세인 남부 지역에서 유일하게 민주당 출신 주지사가 재임해온 지역이다. 2016년 대선 당시 루이지애나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보다 20%포인트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지역을 탈환하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지역은 세 번이나 찾아가 지원 유세를 펼친 데 이어 선거 종류 3시간 직전까지 공화당에 투표하라고 폭풍 트윗을 날리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적극적인 지원 유세에도 루이지에나 주지사 선거에서 낙선한 에디 리스폰 공화당 후보.>
선거결과가 발표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과 2020년 대선과 관련한 폭스 뉴스 동영상을 공유하는 등 선거와 관련해서는 어떤 언급도 내놓지 않았다.
언론들은 트럼프 스스로 이번 선거를 2020년 대선을 향한 인기와 정치적 능력에 대한 심판 무대로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가 탄핵 조사 위기를 돌파하는 일말의 계기를 만들겠다는 희망에 남부 3개 주 ‘시합’에 자신을 던져 넣었다”고 분석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난 14일 루이지애나 유세에서 “트럼프가 (켄터키 선거에서) 졌으니, 이번엔 제발 여러분이 나한테 큰 승리를 안겨줘야 한다, 알았죠? 알았죠?”라고 외쳤다. 또 “워싱턴의 부패한 정치인들에게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여러분이 필요하다. 그들은 정말로 미쳤다”면서 표를 호소했다. 탄핵조사를 주도하는 민주당을 표로 심판해 달라는 것이었는데, 유권자들이 정반대 결과를 내놓은 셈이다.
다만 AP통신은 이번 주지자 선거 승리가 내년 대선 승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에드워즈 주지사의 경우, 민주당 소속이긴 하지만 정치적 견해에서는 민주당과 보조를 맞추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웨스트포인트 육군 사관학교 출신인 에드워드 주지사는 총기 규제에 반대하고 낙태 금지를 찬성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하려는 움직임에 반대하고 있다.
반면 리스폰 후보는 이번이 첫 선출직 도전인 정치 신입으로 인지도가 없는 사업가이다. 이 때문에 루이지애나 주지사 선거는 처음부터 열세였던 리스폰 후보 개인의 패배이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으로 연결짓기는 어렵다는 해석도 나온다.
그럼에도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주요 원인은 ‘반 트럼프 유권자’들이 결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온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