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이하 신종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가 사상최대 기록을 갈아치우며 제 2차 팬데믹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텍사스주와 플로리다주가 다시 술집 폐쇄에 나섰고, 애리조나주와 워싱턴주는 경제재개 계획 추진을 일단 멈췄다.
신종 코로나가 진정 국면에 들어선 뉴욕주에서도 외부 유입 확진자를 중심으로 다시 확산될 기미가 보이자 사전 차단에 나서는 등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13일 대다수의 지지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 논란이 됐던 오클라호마주 털사 대선 유세를 시작으로 재개됐던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유세도 다시 멈춰서게 됐다. 트럼프 선거캠프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까지 참석할 에정이었던 다음주 애리조나, 플로리다 유세를 연기했다.
27일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언론들에 따르면 미국의 신종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34개주에서 7일 평균 신규 확진자가 1주일 전에 비해 5% 이상 급증하면서 미 경제재개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감이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
5월초 텍사스주를 시작으로 미 전역으로 확산된 경제재개는 방역전문가들이 우려했던 것처럼 성급했던 것으로 판명나고 있다.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26일 미 전체 신규 확진자 수는 4만5255명으로 사상최고 기록을 깼다. 미국의 누적 확진자 수는 246만명을 넘어섰고, 12만5000여명이 신종 코로나로 목숨을 잃었다.
미국에서 인구가 3번째로 많은 플로리다주에서는 26일 신규 확진자가 8942명을 기록한데 이어 27일 9636명을 기록하는 등 연일 사상 최대치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사우스캐롤리아나와 네바다 역시 27일 신규 확진자 수 사상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텍사스주에서는 26일 5707명 신규 확진자가 나와 4일 연속 5000명을 웃돌았고, 애리조나주에서는 3428명이 새로 확진 판정을 받아 사상최고치에 근접했다.
미 34개주에서 신종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경제재개 중단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텍사스주는 2번째 행정명령에 들어갔다. 25일 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른 병상 확보를 위해 휴스턴, 오스틴, 댈러스, 샌앤토니오 등 4대 도시 지역 모든 병원에서 불필요한 수술을 금지토록 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던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26일 술집을 폐쇄했고, 100명 이상 인원은 모일 수 없도록 하는 2차 행정명령을 내렸다. 또 모든 식당내 수용 인원을 절반으로 감축토록 했다.
그는 이날 텍사스 지역언론과 인터뷰에서 "뭔가 되돌릴 수만 있다면 아마도 술집 영업 재개를 늦췄을 것"이라며 후회하는 발언을 했다.
5월 관광객을 다시 받으면서 재정에 숨통이 트였던 플로리다주도 관광 수입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는 술집 폐쇄, 해수욕장 봉쇄 조처에 나섰다.
론 데산티스 주지사는 모든 술집에서 술을 팔 수 없도록 해 술집들이 문을 연지 수주일만에 다시 문을 닫을 수밖에 없도록 했다. 또 마이애미시는 다음달 4일 독립기념일 연휴 기간 해수욕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백악관의 신종 코로나 대책을 사실상 책임지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26일 미국내 일부 주는 아마도 전면적인 봉쇄에 나서야 할지도 모른다면서 그러나 우선은 대규모 군중 모임 금지, 마스크 착용 의무화 같은 덜 심각한 조처부터 시도해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