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일 실시되는 미 대선을 앞두고 열린 부통령 후보 토론회에서 두 후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팬데믹(대유행)과 대법원 판사 지명, 대중국 관계를 비롯한 문제를 놓고격돌했다.
7일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유타대학교에서 USA투데이 워싱턴 지국장 수전 페이지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회는 격앙된 후보들의 끼어들기 발언으로 얼룩졌던 지난주 열린 대선 후보 토론회에 비해서는 순조롭게 진행됐다는 평을 받았다.
이날 두 후보는 약 12피트 떨어져 앉았으며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부통령 후보의 제안에 따라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투명 유리벽이 설치됐다.
시작되자마자 해리스 상원의원(캘리포니아)은 COVID-19로 미국에서 21만명이 사망한 것은 역대 행정부 중 가장 큰 실패를 보여줬으나 아직도 대책이 없는 반면 조 바이든 후보는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 첫날부터 미국인들의 보건을 가장 우선 뒀으며 중국에서 들어오는 항공편을 중단시키는 조치를 내리면서 수십만명의 목숨을 더 지킬 수 있었다고 반박했다. 또 바이든 후보의 코로나 바이러스 대책은 트럼프 행정부 태스크포스의 것과 유사한 것으로 바이든 후보가 첫 대선 출마했던 1988년 당시 표절 시비로 물의를 일으킨 것을 상기시켰다.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바이러스 예방 백신 개발 추진이 정치적인 의도라고 비판했던 해리스 의원은 만약 백신이 출시될 경우 맞겠냐는 질문에 앤서니 파우치 소장을 비롯한 보건 전문가들이 승인할 경우는 접종 받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맞아야 한다고 말한다면 거부할 것이라고 답했다.
두 후보는 타계한 루스 베이더 긴스버그 연방대법관의 후임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에이미 코넷 배럿을 놓고도 대립했다.
펜스 부통령은 다음주 예정된 인준 청문회에서 “배럿의 기독교 신앙에 대한 공격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말하자 해리스 의원은 자신은 바이든 후보와 함께 믿음의 사람들이라며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미국 사상 두번째 가톨릭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만약 배럿이 청문회를 거쳐 인준될 경우 바이든 행정부가 연방대법관 수를 더 늘릴 것이냐고 질문했으나 해리스는 구체적인 답을 피한채 대신 상원은 배럿의 지명을 추진해서는 안된다고 답했다.
중국도 이번 부통령 토론회의 주요 의제였다. 펜스 부통령은 바이든 후보가 “공산주의 중국의 응원단”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 관계 개선을 원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중국의 책임을 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후보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무역전쟁으로 미국의 일자리가 줄었다고 주장하자 펜스는 “중국과 무역전쟁에서 졌다고? 조 바이든은 싸우지도 않았다”고 비판했다. 최근 보도된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소득세 미납 등 세금 논란에 대해 해리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고 공격했다.
펜스 부통령은 보도를 일축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급여세와 재산세 수천만달러를 냈을 뿐만 아니라 일자리를 다수 창출했다고 맞섰다. 또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첫날 세금부터 올릴 것이라고 대응했다.
이날 두 사람 모두 상대방에 대한 공격 보다는 상대진영 '대통령' 후보 '흠집내기'에 치중했다.
해리스 후보는 토론 내내 펜스 후보의 주장에 고개를 가로 저으며 반대의사를 표하는 듯하면서도 활짝 웃는 표정이었다. 이는 왼쪽 눈에 실핏줄이 터진 펜스 후보의 모습과 비교됐다.
<박영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