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이후 불복 태세를 고수하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인단 투표에서 바이든이 승리할 경우 백악관을 떠나겠다"고 말했다.
NBC, 내셔널포스트 등 언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땡스기빙(추수감사절) 저녁 기자들과 만난 질의응답 자리에서 다음달 14일 선거인단 투표에서 바이든이 당선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패배를 인정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인단이 “투표에서 바이든에게 승리를 안겨준다면 매우 큰 실수를 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투표 결과에 따라 백악관을 떠나겠느냐는 질문에 “확실히 그럴 것이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거듭 패배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대규모 부정이 발생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봐야한다. 사람들은 앞으로 1~2주 안에 큰 충격을 받게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같은날 자신의 트위터에도 “우리가 많은 합법적인 투표에서 여전히 이겼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지난 23일 바이든을 공식적인 당선인으로 인정한 데 이어 선거 결과에 승복한다는 입장에 가장 가까운 발언이다.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선거 패배를 인지하고 있지만 퇴임 이후 영향력을 유지하고 지지자들에게 ‘싸움꾼’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계속 불복 주장을 반복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의 대선은 직선제와 간선제가 혼합된 형태로 유권자 투표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선거인단을 뽑으면 선거인단이 또다시 투표로 대통령을 뽑는다.
이달 3일 열린 대선은 선거인단을 뽑는 유권자 투표였다. 선거인단의 대통령 투표는 다음달 14일 각 주에서 열린다. 선거인단은 사전에 자신이 어느 후보에게 투표할지 공지하고 이론적으로 자신이 투표하겠다고 약속한 후보와 다른 후보를 뽑을 수는 있지만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
3일 대선 결과 트럼프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각각 232명, 306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다. 일반적으로 전체 선거인단(538명)의 과반인 270명을 먼저 확보하는 후보를 당선인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