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14세 총격범의 아버지가 아들에게 총을 사줬다는 이유로 살인 혐의로 기소되면서 부모의 책임 범위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언론에 따르면 조지아주 수사국(GBI)은 총격범 콜트 그레이의 아버지 콜린 그레이를 과실 치사 4건, 2급 살인 2건, 아동학대 8건 등의 혐의로 체포 후 기소했다.
수사 당국은 아버지 콜린 그레이가 아들에게 무기를 줬다고 보고 혐의를 적용한 것이다.
이처럼 아들의 범행에 대해 아버지를 기소한 것은 새로운 법적 접근법을 시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4월에는 미국의 고등학교에서 총격을 가해 다른 학생들을 살해한 10대 소년의 부모에게 각각 10~15년의 징역형이 선고됐었다.
미국 국토안보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내 전체 학교 총격범의 75%는 집에서 총기를 가져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부모가 집에서 10대 자녀들의 총기 접근을 막으면 학교 총격 사건을 방지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총격범 콜트 그레이(오른쪽)과 아버지 콜린 그레이. 출처 베로우 카운티 셰리프국>
그러나 학교 총격 사건에 대해 부모를 기소하는 것은 검찰의 도를 넘은 수사로 이어질 위험이 있으며 총격 사건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편, 지난 4일 조지아주 애틀랜타 인근 고등학교에서 14세 학생이 총기를 난사해 최소 4명이 사망하고 9명이 부상 당했다.
이날 오전 9시 30분쯤 조지아주 애틀랜타 인근 와인더에 위치한 아팔라치 고등학교에서 총격사건이 발생했다. 용의자는 이 학교에 다니는 14세 남학생 콜트 그레이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그는 AR-15 계열 소총을 사용했으며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용의자는 지난해 총격 위협과 관련해 여러 차례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크리스 호시 조지아주 수사국장은 “용의자가 살인 혐의로 기소돼 성인과 동등하게 법정에 설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사망자는 메이슨 셔머혼, 크리스천 앵글로 등 학생 2명과 리처드 애스펜월, 크리스티나 이리미 등 교사 2명으로 확인됐다. 교사 1명, 학생 8명 등 9명이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박현종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