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수십 년을 거주하며 영주권을 기다리던 한 남성이 멕시코와 샌디에고 국경 지역인 오타이 메사 국경검문소를 통해 들어오려다 억류 및 강제 추방을 당했다고 NBC 베이 에어리어가 20일 보도했다.
NBC에 따르면 추방 당한 데이비드 발데스는 관광 비자로 미국에 입국한 후 30년간 거주해왔으며, 현재 남부 캘리포니아의 코첼라 밸리에 살고 있다.
미국 시민권자인 발데스의 아들이 그의 영주권 신청을 이민국에 접수했으며, 이에 따라 발데스는 추방 유예, 취업 허가, 여행 허가를 받은 상태였다.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서 이민자들의 추방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 오타이 메사 국경검문소. 출처 텔레문도 캡처>
갑작스런 체포와 강제 추방
노에미 라미레즈 변호사는 발데스는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30년 만에 처음으로 멕시코를 다녀온 후, 3월 2일 귀국하려다 국경에서 10시간 동안 억류됐고, 심리 없이 강제 추방됐다.
그는 체포 과정에서 중범죄자(aggravated felon)로 간주됐지만 실제 범죄 기록은 전혀 없었다. 이후 티후아나의 보호소로 강제 송환됐고, 손발이 수갑과 족쇄로 채워진 상태였다고 한다.
이같은 국경수비대의 부당한 처우에 대해 발데스는 “난 범죄자가 아닌데, 이런 취급당하니 너무 억울했다”며 “가장 힘들었던 건 아이들이었다. 특히, 특수 돌봄이 필요한 아들과의 이별이었다”고 밝혔다.
라미레즈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명백한 권력 남용”이라며 “(변호사로 활동한 지) 30년 동안 이번 같은 사례를 본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국경 당국의 입장 번복
그는 발데스를 구금한 오타이 메사 국경검문소의 상급 관리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항의하자, 국경 당국은 별다른 설명 없이 3월 4일 발데스의 미국 입국을 허용했다.
라미레즈 변호사는 “그가 받은 심리적, 정서적 충격은 매우 컸다. 범죄자로 취급당하는 경험은 그에게 처음이었다”며 “현재 국경 당국과 이민 당국의 권력 남용이 심각하다. 그들은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에 더 과감하게 행동하고 있으며, 가능한 많은 사람을 추방하거나 입국을 거부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늘어나는 이민자들의 불안감
이어 그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영주권자, 심지어 시민권자들조차 해외여행을 망설이고 있다”면서 “최근 이런 사례가 점점 증가하고 있고, 심지어 범죄 기록이 없는 영주권자나 시민권자들마저 ‘여행을 가도 괜찮을까요’라고 묻고 있다. 커뮤니티 전체가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발데스는 영주권을 받기 전까지는 다시 멕시코로 가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추방 조치가 영주권 취득 절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김판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