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배럴당 104달러 돌파…협상 결렬에 따른 긴장 고조
트럼프 “해협 출입 모든 선박 차단”, 동부 시간 13일 오전 10시 발효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합의 없이 결렬되자 1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에너지 수송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했다. 이 여파로 이날 국제 유가는 8% 이상 폭등했고, 미 증시 선물 시장은 일제히 급락하며 시장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유가 100달러 시대 재진입… 금융 시장 직격탄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8% 솟구치며 배럴당 104달러를 넘어섰다. 브렌트유 역시 7% 이상 상승한 103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도매 가솔린 가격과 항공유의 척도가 되는 난방유 가격도 각각 6%와 10%씩 급등하며 에너지 대란 우려를 키웠다.

<12일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합의 없이 결렬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하자 유가가 이날 8% 폭등했다. 해당 이미지는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했음>
금융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S&P 500 선물은 1%, 나스닥 100 선물은 1.3% 하락했으며, 다우 지수 선물은 500포인트 이상 추락했다. 지난주 협상 타결 기대감으로 12% 하락했던 유가가 다시 반등세로 돌아서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극에 달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 "즉각 봉쇄"… 중부사령부 "월요일 오전 10시 발효"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 해군은 호르무즈 해협을 드나드는 모든 선박을 봉쇄하는 절차를 즉각 시작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이란에 통행료를 지불하고 공해상을 지나는 모든 선박을 추적해 차단하라고 해군에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의 발표 이후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세부 내용을 조율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사령부는 이번 봉쇄가 이란 항구를 드나드는 해상 교통에만 적용될 것이며, 비이란 항구로 향하는 선박의 자유로운 항행은 방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봉쇄 시작 시점도 대통령이 언급한 '즉각'이 아닌, 동부 시간 기준 월요일 오전 10시부터라고 명시했다.
공급망 붕괴 우려… 소비자 부담 가중 불가피
에너지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방을 시장의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다. JP모건 체이스의 분석가들은 "지난 2월 28일 해협을 통과한 마지막 유조선이 오는 4월 20일경 목적지에 도착하면, 폐쇄 이전의 물량이 전 세계 공급망에서 완전히 소진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소비자들의 고통도 가중될 전망이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전쟁 시작 이후 미 전역 가솔린 평균 가격은 이미 갤런당 1.20달러 상승한 4.12달러를 기록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간선거 전 유가 하락 가능성에 대해 "그럴 수도 있지만, 지금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높을 수도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편, 이번 봉쇄 선언을 두고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란과의 협상 주도권을 잡기 위한 트럼프 행정부의 '협상용 카드'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에버코어 ISI 등 투자 자문사들은 미국과 이란이 당분간 극심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는 장기전에 돌입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판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