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협회 만찬 중 보안 뚫리자 '안전' 명분, 전용 연회장 필요성 역설
비판론자들 “비극적 사건을 사치 프로젝트 정당화에 이용” 거센 반발
용의자는 캘리포니아 출신 31세 교사 콜 토마스 앨런
워싱턴 힐튼 호텔에서 25일 열린 백악관 기자협회(WHCA) 만찬 도중 발생한 총격 미수 사건을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법적 공방을 빚어온 백악관 내 대형 연회장 건설 프로젝트를 강력히 밀어붙이고 있다.
"호텔 보안 한계 입증"… 트럼프, '군사급 보안' 연회장 강조
트럼프 대통령은 사건 발생 다음 날인 26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외부 호텔의 보안 취약성을 지적하며 현재 백악관 동관(East Wing) 자리에 건설 중인 9만 평방피트 규모의 연회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연회장이 비밀경호국(SS) 및 군과 협력해 설계되었으며, "모든 보안 장치를 갖춘 완벽한 시설"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도 "군사 기밀급 연회장이 있었다면 이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공사 속도를 높일 것을 주문했다.
공화당 가세로 탄력 받는 '열정 프로젝트'… 의회 승인 추진
그간 이 프로젝트는 의회 승인 없이 사적 기부금으로 진행돼 법원으로부터 공사 중단 명령을 받는 등 난항을 겪어왔다. 그러나 이번 사건 직후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등 공화당 핵심 인사들이 엄호에 나섰다.
그레이엄 의원은 "대통령뿐만 아니라 국가 지도부의 승계 라인이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를 민간 호텔에서 여는 것은 위험하다"며 연회장 건설을 공식 승인하고 예산을 지원하는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비극 이용한 기만"… 비판 여론 및 실효성 논란
반면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전 정부 인사들과 시민단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생명의 위협을 느낀 공포스러운 순간을 자신의 사치스러운 '허영 프로젝트'를 정당화하는 데 교묘히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리사 길버트 퍼블릭 시티즌 공동대표는 "대통령을 벙커에 가두어 두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라며 연회장 건설의 논리가 터무니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백악관 내 연회장은 수용 인원이 1,000명에 불과해 3,000명을 수용하는 힐튼 호텔보다 규모가 작아, 기자협회의 장학 기금 마련 등 행사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대통령의 안전과 민주주의적 소통 사이의 균형에 대한 해묵은 논쟁을 재점화시켰다.
'아수라장 된 WHCA 만찬', 트럼프 대통령 등 수뇌부 긴급 대피
한편 앞서 일어난 총격 사건은 25일 오후 8시 36분경, 워싱턴 힐튼 호텔 메인 무도회장에서 만찬이 진행되던 중 보안 검문소 쪽에서 총성이 울렸다. 용의자는 금속 탐지기가 설치된 보안 구역을 강제로 돌파하려 했으며, 이 과정에서 SS 요원들과 총격전이 벌어졌다.
헤드테이블에 앉아 있던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 JD 밴스 부통령 등 내각 주요 인사들이 요원들에 의해 즉시 현장에서 대피했다. 수백 명의 기자와 유명 인사들이 테이블 아래로 몸을 숨기며 대혼란이 빚어졌고, 만찬은 즉각 중단됐다.
현장에서 체포된 용의자는 캘리포니아주 토런스 출신의 콜 토마스 앨런(31)으로 확인됐다. 그는 캘리포니아 공대(Caltech) 출신의 기계공학도로, 비디오 게임 개발자이자 파트너 교사로 활동해 왔다. 2024년 말에는 '이달의 교사'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25일 발생한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 만찬장 총격 범인인 콜 토마스 앨런. 출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트루스소셜 공식 계정>
체포 당시 앨런은 산탄총 1정, 권총 1정, 여러 자루의 칼을 소지하고 있었다. 조사 결과 앨런은 호텔에 미리 투숙해 범행을 준비했으며, 가족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자신을 "우호적인 연방 암살자"라 칭하며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을 직급 순으로 타격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비밀경호국 요원 한 명이 용의자의 총에 맞았으나, 방탄조끼 덕분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 역시 총격전 중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건 후 백악관 복귀 후 기자회견에서 용의자를 "외로운 늑대"라고 비난했다. 특히 그는 "힐튼 호텔은 보안이 취약한 건물"이라며, 현재 법적 분쟁 중인 4억 달러 규모의 백악관 내 전용 연회장 건설이 대통령의 안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판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