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15분간 비공개 회담, 무역위원회 설치 등 구체적 실무 협의
시진핑 “대만 독립 물과 불처럼 양립 불가” 강력한 현상 유지 주문
트럼프, 시 주석에 중국 시장 개방 요구… 미 기업인들 회담 결과 만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14일(현지시간)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무역 관계 안정화와 이란 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 해소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담은 지난해 발발했던 무역 전쟁 이후 양국 관계를 복원하고 경제적 협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진행됐으나, 대만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며 긴장감이 감돌았다.
CBS, NBC 등 미 주요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 광장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두 정상이 악수를 나누며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13일) 밤 도착해 2박 3일간의 국빈 방문 일정에 돌입했다.
군악대의 연주와 의장대 행진, 양국 국기를 흔드는 아이들의 환호 속에 시작된 행사에서 두 정상은 시종일관 긍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 앞에서 의장대 사열을 받고 있다. 출처 CBS>
회담장 안에서 시 주석은 "안정적인 양국 관계는 세계를 위해 유익하다"며 "우리는 라이벌이 아닌 파트너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시 주석을 "친구이자 위대한 지도자"라고 부르며, 두 사람이 항상 이견을 조정해 왔음을 강조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정상회담은 약 2시간 15분 동안 이어졌다. 회담 직후 두 정상은 베이징의 역사적 명소인 천단을 함께 방문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회담이 "훌륭했다"고 자평하며 중국을 "아름답고 놀라운 곳"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두 정상 모두 대만 문제 논의 여부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침묵을 지킨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중국 측은 대만 문제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공개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소셜네트워크 X에 게시한 자료에 따르면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만 문제는 중미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며 "이 문제가 제대로 처리되어야 전체 관계가 안정될 수 있으며, 그렇지 않으면 양국은 충돌과 분쟁에 직면해 관계 전체가 큰 위험에 빠질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또한 "'대만 독립'과 타이완 해협의 평화는 불과 물처럼 양립할 수 없다"며 평화 유지가 양국의 최대 공통분모임을 강조했다.
무역 분야에서는 다소 완화된 분위기가 감지됐다. 1년 전 양국은 고율 관세를 주고받으며 무역 전쟁을 벌였으나, 최근에는 관세를 축소하고 중국이 희토류 수출 제한을 중단하는 등 긴장이 완화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중 전 "무엇보다 무역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이번 회담에서도 미국 기업들의 중국 시장 진출 확대와 희토류 수급 문제 등이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무역 협력을 조정하기 위한 양국 간 '무역위원회' 설치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경제적 실익을 챙기기 위한 미국 기업인들의 행보도 눈에 띄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엔비디아의 젠슨 황, 퇴임을 앞둔 애플의 팀 쿡 등 거물급 CEO들이 환영식에 참석했다.
시 주석은 이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의 문은 더 넓게 열릴 것"이라며 미국 기업들의 낙관적인 전망을 지지했다.
회담 후 머스크는 "많은 좋은 일들이 성취됐다"고 말했고, 팀 쿡은 기자들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편, 중동 정세도 이번 회담의 주요 배경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을 추진 중이지만,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둘러싼 갈등으로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최대 구매국으로서 중동 분쟁이 유가에 미칠 영향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중국이 이란을 지원하는 것은 양국 관계에 해롭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중국이 이란 문제 해결에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 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은 2017년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첫 방중이자 지난해 10월 이후 양국 정상의 첫 대면 만남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양국이 무역 안정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확인했지만, 대만 문제라는 폭발성 강한 현안을 두고 시 주석이 직접적인 경고를 보냄에 따라 향후 중미 관계의 향방은 이 민감한 사안들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판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