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이 있은 1919년은 대한민국의 민주공화정이 시작된 출발점이다.
2019년 100주년이 되는 해를 맞아 서해성(작가) 3·1운동 100주년 서울시기념사업 총감독은 "1919년 공표된 ‘대한민국 임시헌장’ 제1조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제로 한다'고 명시했고 지금까지도 바뀐적이 없다"며 "이 말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나왔다. 대한민국이 민주공화제라는 국체가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났다"고 강조했다.
지난 4일 산호세 코트라 실리콘밸리 대강당에서 서 총감독은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과 샌프란시스코’를 주제로 강연했다. 이날 강연은 샌프란시스코 위안부 기림비 건립에 중심 역할을 한 김진덕정경식 재단(대표 김한일, 이사장 김순란) 초청으로 이루어졌다.
서 총감독은 도산 안창호 선생 등이 주축이 돼 1903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한 공립협회가 나중에는 하와이 한인합성협회와 합쳐져 국민회, 또 대동보국회가 국민회에 흡수 통합돼 재미 한인 항일애국운동을 주도한 '대한인국민회'가 출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 총감독은 "샌프란시스코 페리빌딩에서 친일파 미국인 스티븐슨을 저격한 전명운·장인환 의거를 기획했던 단체가 이곳에서 조직된 대한인국민회"라며 "그 당시에 대한인국민회 사람들이 미국에만 머물러 있었던 것이 아니고 한국인이 살고 있는 모든 곳에 지부를 설치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당시 대한인국민회가 국제적 정부였다"고 덧붙였다.
안중국 의사도 대한인국민회 회원이었고, 샌프란시스코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으로 건너온 대표적 인물이 이강과 정재관(공립신문 주필) 선생이라며 특히 정재관 선생은 현장에서 스티븐스 처단을 실질적으로 기획했던 인물이라며 이들이 러시아로 와 안중근 의사의 거사를 짜게 됐다고 서 총감독은 밝혔다.
그는 "전명운·장인환 의거가 항일 독립운동의 역사를 바꿨다"며 "대한민국을 팔아먹거나 빼앗아가려는 사람들은 바로 처단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독립운동이 (무장항쟁으로) 전환된다. 거사의 성공으로 자신감이 생겼고 누군가 먼저 시작해야만 가능했을 그일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서 총감독은 샌프란시스코를 첫 시발점으로 안중근 의사 등으로 이어지는 항일 무장항쟁의 문이 열렸으며, 일련의 의거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건너온 정재관 선생이 있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중국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도 100% 샌프란시스코 동포들의 돈으로 구입했다"며 "샌프란시스코 지역에 사는 것에 자부심을 가져라"라고 역설했다.
서 총감독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임시정부의 '민주공화국'이라는 헌법이 탄생했고, 국민의 나라를 건설하자는 민주주의 이념이 만들어졌으며 항일 무장항쟁의 시작이 된 곳이라며 이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서 총감독은 내년 3.1 운동 100주년을 맞아 '한국민주공화정의 고향'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 계획으로, 1차 컨퍼런스를 민주공화정의 탄생지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고, 2차는 임시정부가 있었던 상하이 그리고 3차를 한국에서 개최해야 순서가 맞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날 강연회에 참석한 150여명의 한인들에게 샌프란시스코에서 심포지엄 개최를 제안했고,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찬성했다.
서 총감독은 "준비를 제대로 해서 거꾸로 한국정부를 이곳으로 불러야 한다"며 "자부심을 건설하는 일이고 자료집을 만들어 영어로도 번역해서 샌프란시스코에서 일어났던 역사를 알려라. 우리 선조들도 옛날에 했었던 일들이었다"라고 했다.
이어 3.1운동에 대해 외세에 의해 타살된 봉건왕조를 추모, 저항하는 행위를 넘어 백성이 주인되고 모두가 함께 잘사는 세상에 대한 열망이 담겨 있었다며 대중의 자각이 1894년 동학혁명을 계기로 본격화됐다고 말했다. 동학혁명이 민주공화정이란 정치체제를 지향한 것은 아니지만, 인간 중심의 새로운 세상을 지향하는 동학 정신이 민주공화정의 취지와 연결된다는 의미다.
또한 서 총감독은 3.1운동의 중심에 유관순과 같은 여학생들이 있었고 여성들이 최초로 3.1운동을 통해 역사에 등장한 것이라며 여성해방의 주체로 나섰다고 부연했다.
서 총감독은 현재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3.1운동의 주무대였던 삼일대로 일대에 ‘3.1시민공간’(삼일대로 안국역~탑골공원 구간)을 조성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사단법인 사람숲(대표 이종걸 의원)은 이 중 거리공원 조성 기부에 참여하고 있다. 기부자는 탑골공원 후문광장, 서북학회 터, 천도교 중앙대교당 앞, 운현궁 앞 등 5군데 작은 공원 내 설치되는 벤치나 바닥(벽돌) 등 한 곳에 이름을 새길 수 있다. 기부자 본인뿐만 아니라 부모, 형제, 가족, 지인 등 함께 기념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이름으로 기부와 이름 새김도 가능하다.
기부 금액은 3·1운동의 의미를 담아 최소 3만 1000원부터 참여 가능하다. 3·1운동 100주년을 맞는 내년 3월 1일 준공이 목표다. 이 사업에 샌프란시스코 한인들 누구나 기부를 통한 참여를 할 수 있으며 신청마감은 오는 11월 30일까지다.
사람숲 사무국에 전화(02-766-0909) 또는 이메일(saramforest100@gmail.com)로 신청하면 된다.
서 총감독은 “서울에 오면 내 이름이 역사적 장소에 새겨적 있다 것, 그것이 '귀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4월 서 총감독의 제안으로, 샌프란시스코 한인박물관(관장 정은경)이 샌프란시스코 및 캘리부니아 북부와 중부 지역의 독립사적지가 표시된 지도 1,000부를 제작해 무료로 배포한 바 있다.
서 총감독은 참석자들을 향해 "선배들이 했던 계모임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 다운 일들을 하길 바란다"며 "김한일 대표가 나섰던 샌프란시스코 위안부 기림비 건립과 같은 사람다운 일들을 한 번이 아닌 계속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연 후 정은경 샌프란시스코 한인박물관장이 서해성 총감독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지난 4일 강연회가 끝난 후 정은경(왼쪽 3번째) 샌프란시스코 한인박물관장이 서해성 총감독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종걸 의원, 홍혜정 샌프란시스코 한인박물관 위원, 정은경 관장, 서해성 작가, 이정현 샌프란시스코 한인박물관 위원, 김순란 김진덕정경식재단 이사장, 김한일 김진덕정경식재단 대표, 윤자성 안중근 의사 기념사업회장.>
이번 강연에 앞서 같은날 김한일정경식 재단이 자비로 ‘귀향2 끝나지 않은 이야기’ 무료상영회를 산타클라라의 AMC Mercado 20 극장에서 개최했다.
이날 200여 명의 관객들과 '귀향2'를 만든 조정래 감독을 비롯해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응찬 미주한인회 총연합회 부회장, 이석찬 미주총연합회 서남부연합회장, 안상석 실리콘밸리 한인회 회장, 정흠 이스트베이 한인회 회장, 마이크 혼다 전 연방하원의원, 이경이 코윈 미서부담당관 등이 참석했다.
<4일 영화 '귀향2' 상영을 앞두고 이번 무료 상영회를 주최한 김진덕정경식 재단의 김한일 대표가 삶이 유린된 위안부 피해자들의 고통과 상처를 일본 정부가 사죄하고 보상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위안부 기림비 건립을 주도한 판사출신의 중국계 미국인 릴리안 싱, 줄리 탱 위안부 정의연대(CWJC) 공동의장도 자리했다.
<위안부 정의연대(CWJC)를 이끌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전·현직 판사인 릴리안 싱, 줄리 탱 공동의장이 '귀향2'의 조정래(가운데) 감독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조 감독은 귀향을 만들게 된 배경에 대해 "2002년 국악 봉사로 ‘나눔의 집’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처음 만났다"며 "할머니와의 인연을 시작으로 ‘귀향’ 프로젝트가 기적같이 영화로 나오기까지 12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귀향2'는 미국 내 최초로 실리콘밸리에서 상영돼 감회가 깊다며 주최측인 김진덕정경식 재단에 감사를 전했다.
<김판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