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3일 북미 비핵화협상과 관련해 자신들이 정한 연말 시한부가 다가오고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할지는 전적으로 미국에 달려있다"고 주장했다.
북한 외무성 리태성 미국담당부상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은 북한의 선제적 조치에 화답해 움직일 생각은 하지 않고 '지속적이며 실질적인 대화' 타령을 늘어 놓으며 시간벌이에 매달리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리 부상은 "미국이 주장하는 '지속적이며 실질적인 대화'는 국내 정치 정세와 선거에 유리하게 써먹기 위해 고안한 어리석은 잔꾀에 불과하다"면서 "더 이상 그런 말에 귀를 기울일 사람은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자신들은 지금까지 최대 인내를 발휘해 선제적으로 취한 중대조치들을 깨지 않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했다"며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할 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있다"고 미국측을 압박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지금까지 모든 것을 투명성 있게 공개적으로 진행하여온 것처럼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에 대해서도 구태여 숨기려 하지 않기에 우리는 연말 시한부가 다가온다는 점을 미국에 다시금 상기시키는바"라고 재차 강조했다.
리 부상의 이같은 발언은 미국의 태도 변화 없이 북미협상이 이대로 해를 넘길 경우 내년부터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다는 경고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또한 선제중대조치를 언급해 연말 전에 미국이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핵실험을 재개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아울러 북한이 이번 담화에서 언급한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는 표현도 주목된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017년 7월 4일 ICBM급 화성-14를 발사하고 이를 '오만한 미국인들에 대한 독립기념일 선물'이라고 칭한 바 있다.
<박영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