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산호세에서 낮 시간대에도 공격적으로 흡혈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외래종 '이집트숲모기(Aedes aegypti)'가 발견됐다고 산타클라라 카운티 방역 당국이 발표했다.
해당 모기 종은 뎅기열, 치쿤구니야열, 지카 바이러스, 황열 등 여러 질병을 전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낮에도 공격적인 외래종 이집트숲모기가 산호세서 발견돼 시민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출처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
24일 KRON4 보도에 따르면 산타클라라 카운티 해충방제국(SCC Vector Control District)은 산호세 남부 산타 테레사 지역에서 이 모기를 포획했다. 해당 외래종은 2024년에도 같은 지역에서 발견된 바 있다.
카운티 당국은 지난 한 해 동안 산호세, 길로이, 산타클라라의 여섯 곳에서 총 388마리의 외래종 모기를 포획했다고 밝혔다.
산타클라라 카운티 소비자 및 환경보호국의 에드가 놀라스코 국장은 “올해 다시 이집트숲모기가 발견됐다는 것은 이 종이 이미 우리 카운티에 정착하기 시작했다는 증거”라며 “지역사회와 함께 이들의 확산을 막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놀라스코 국장은 “낮에 무는 모기가 있다는 신고를 해준 시민 덕분에 덫을 설치하고 종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감사를 전했다.
산타클라라 카운티에서 현재까지 뎅기열, 지카, 치쿤구니야 감염 사례가 보고된 바는 없지만, 보건 당국은 국제 여행자들 사이에서 관련 질병이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산타클라라 카운티 보건국의 사라 러드먼 국장은 “이 모기가 지역에 퍼지게 되면 결국 질병도 함께 퍼질 수밖에 없다”면서“이런 질병들은 단순한 모기 물림을 넘어 심각한 건강 위협이 될 수 있다. 가족과 이웃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정부 방역 전문가들의 지침을 꼭 따라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집트숲모기는 몸길이 약 0.6cm, 등과 다리에 검은색과 흰색 줄무늬가 있으며, 주로 사람만을 흡혈하고, 보통 부화 지점에서 반경 500피트(약 150미터) 이내에서 활동한다.
원래는 아프리카가 원산지인 이 종은 현재 중앙아메리카 등 전 세계로 확산됐으며, 현재 베이 지역 4개 카운티에서도 발견된 바 있다. 다행히 아직 지속적인 개체군이 형성되지는 않았지만, 이미 캘리포니아 내 22개 카운티, 특히 센트럴밸리와 남부 캘리포니아 지역에서는 정착이 이루어진 상태라고 당국은 전했다.
카운티 관계자는 “모기가 정착했다는 것은 자생력이 있는 개체군이 지역 생태계에서 성공적으로 번식하고 살아남고 있다는 의미”라며 “이 외래종은 토착종과 달리 낮 시간에 활발히 활동하며 매우 공격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산타클라라 카운티 당국은 지역 내 이집트숲모기의 확산을 막기 위해 모기가 알을 낳는 고인 물을 제거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모기가 다시 발견됨에 따라, 당국은 지역사회 전체의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모기 알 제거를 위한 조치로는 ▲고인 물이 담긴 야외 용기를 비울 것 ▲용기를 뜨거운 비눗물이나 희석한 표백제 용액으로 문질러 세척할 것 ▲특히, 새 모이통, 반려동물 물그릇, 화분 받침 등은 이집트숲모기 알이 숨어 있을 수 있어 정기적인 청소가 필요하다. 이 모기의 알은 0.5mm 크기로, 육안으로는 작은 흙먼지처럼 보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온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