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 버클리 시가 노숙자 캠프 인근에서 치명적일 수 있는 세균성 질환이 확인됐다며 공중보건 경보를 발령했다고 14일 KTVU뉴스가 보도했다.
캠프 내 동물들이 렙토스피라증(leptospirosis)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시 당국은 주민과 반려동물, 지역 사회 전반에 대한 감염 확산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버클리 시에 따르면 시 공무원들은 해리슨 스트리트에 위치한 노숙자 캠프 주변 동물들을 검사하는 과정에서 렙토스피라증 양성 반응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버클리 공중보건국은 해당 캠프 거주자들에게 즉각적인 이동을 권고하고, 쥐 개체군을 통한 감염 위험을 이유로 최소 0.3마일 이상 떨어진 곳으로 이전할 것을 권장했다.
노에미 두핸 버클리 공중보건국장은 1월 6일 법원 제출 문건을 통해 “현재까지 사람 감염 사례가 확인되지 않은 점은 다행이지만, 진단되지 않은 사례나 향후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며 “만약 인체 감염이 확인될 경우, 시민과 동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대응의 시급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렙토스피라증은 주로 쥐의 소변을 통해 전파되는 세균성 질환으로, 개와 사람 모두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시는 반려견 보호자들에게 예방 접종을 권고했으며,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고양이를 키우는 경우에도 백신 접종을 고려할 것을 당부했다. 반려동물의 경우 과도한 갈증, 구토, 떨림, 무기력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치료하지 않으면 간부전으로 진행되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렙토스피라증 세균이 버클리에서 발견돼 공중보건 경보가 발령됐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
사람에게는 고열, 심한 두통, 다리 통증, 결막염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치료가 지연될 경우 신장 손상, 수막염, 간부전, 호흡 곤란,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이 질환은 열대 지역 질병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아 초기 진단이 쉽지 않다는 점도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시 당국은 현재 캠프 내 환경이 쥐 박멸 작업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텐트와 쓰레기, 노출된 음식물, 차량, 고인 물 등이 쥐의 서식 환경을 악화시키며, 방역팀이 둥지를 제거하는 데 장애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시는 쥐 박멸과 추가 검사, 지역 환경 정비가 공중보건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하지만, 캠프가 유지되는 한 효과적인 대응이 어렵다고 밝혔다.
아울러 시는 주민들에게 코도르니스 크리크 인근의 고인 물을 만지거나 해당 지역을 도보·자전거로 통과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해당 하천은 아직 검사를 거치지 않았지만, 감염된 설치류가 통제되지 않을 경우 질병이 하천과 야생동물로 확산될 위험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번 감염은 지난해 11월, 해리슨 스트리트 캠프 인근에서 병든 개를 치료하던 수의사들이 처음 발견했다. 이후 알라메다 카운티 벡터 관리국이 쥐를 포획·검사해 렙토스피라증 존재를 공식 확인했다. 시는 최근 5년간 해당 지역에서 포획된 쥐 검사에서는 한 번도 이 질환이 확인된 적이 없었다며 사안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버클리 시는 현재 캠프와 인근 지역을 대상으로 공중보건 조사를 진행 중이며, 토양에서 세균이 최대 30일간 생존할 수 있어 정화 작업에는 최소 한 달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연방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인해 시는 해리슨 스트리트 노숙자 캠프를 강제 철거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이로 인해 질병 확산을 막기 위한 근본적인 방역 조치에 제약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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