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교육구 재정 난항 속에서도 학부모·동포 단체 연대로 정규 프로그램 굳건히 수호
임정택 총영사·김한일 한인회장 격려… “한·미 잇는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길”
단군신화 연극부터 K-팝·한복 패션쇼까지… 180명 학생 교실 안팎 배움의 성과 공유
샌프란시스코의 명문 로웰(Lowell) 고등학교 학생들이 한 해 동안 갈고닦은 한국어 실력과 문화적 역량을 지역사회와 나누는 뜻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로웰고 한국어 프로그램은 지난 5월 22일 학교 내 캐롤 채닝 극장에서 ‘한국어 쇼 2026’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학생들이 교실에서 배운 성과를 가족 및 지역사회와 공유하고, 그동안 프로그램을 다각도로 지원해 준 한인 커뮤니티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기획됐다.
<지난 5월 22일 샌프란시스코의 명문 로웰고등학교에서 열린 ‘한국어 쇼 2026’에서 학생들과 교사 및 관계자들이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도연, 조은미 교사, 김순란 김진덕·정경식재단 이사장, 김한일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 한인회장, 임정택 샌프란시스코 총영사, 허혜정 샌프란시스코 한국교육원장>
SF 교육구 유일의 30년 역사… 재정난 속 ‘한인 사회 후원’이 버팀목
로웰고등학교는 현재 샌프란시스코 교육구(SFUSD) 산하 고등학교 중 유일하게 한국어 프로그램을 정규 과목으로 개설해 운영 중인 곳이다. 1993년 첫발을 내딛은 이후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샌프란시스코 교육구가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로웰고의 한국어 프로그램이 흔들림 없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학부모들의 꾸준한 관심과 북가주 한인사회의 전폭적인 후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현재 김도연, 조은미 교사의 지도 아래 약 180명의 학생이 6개 학급에서 한국어를 수강하고 있다. 이들은 샌프란시스코 한국교육원이 주관하는 K-팝 대회, K-스피치 대회, 한국 알리기 UCC 콘테스트 등에서 매년 우수한 성과를 거두며 역량을 인정받아 왔다.
잰 바우티스타 교장, 한국어 발전 이끈 한인 지도자들에 ‘감사 공로’
이날 행사는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UCC 대회 우승작 상영으로 시작됐다. 이어 무대에 오른 잰 바우티스타 로웰고 교장은 축사를 통해 “교육 환경이 자칫 위축될 수 있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학생들의 배움을 변함없이 응원해 주는 가족과 지역사회의 지지가 큰 힘이 되고 있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학교 측은 한국어 프로그램의 안착과 발전을 위해 헌신해 온 현지 외교관과 동포 사회 지도자들에게 깊은 감사를 담아 감사장을 전달했다.
수상자로는 임정택 샌프란시스코 총영사, 김한일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 한인회장, 김순란 김진덕·정경식 재단 이사장, 허혜정 샌프란시스코 한국교육원장 등이 선정됐다.

<김순란(왼쪽) 김진덕·정경식 재단 이사장, 허혜정 샌프란시스코 한국교육원장이 수상하고 있다>
이어 우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Korean Honor Society’ 수여식이 진행됐으며, 임정택 총영사와 김한일 한인회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임 총영사는 “학생들이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배우며 대한민국과 미국을 긴밀하게 잇는 소중한 가교로 성장해 주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임정택 주샌프란시스코 총영사가 축사하고 있다>
김 회장 역시 “미국 교육 현장에서 한국어를 체계적으로 학습하는 여러분이 미래의 글로벌 인재”라며 “이러한 배움의 기회가 차세대로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동포 사회도 응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축하를 건넸다.

<김한일(왼쪽)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 한인회장에게 잰 바우티스타 로웰고 교장이 감사장을 전달하고 있다>
단군신화 연극부터 아리랑 연주까지… 배움과 감동의 하모니
1부 공연은 ‘한사모’ 학생들의 특별 축하 무대로 웅장하게 막을 올렸다. 현지 학부모와 학생들은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운 한국 전통 악기의 수려한 선율을 가까이에서 감상하며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본격적인 학생 무대에서는 한국어 1반 학생들의 화려한 한복 패션쇼를 시작으로, 2반 학생들이 준비한 단군 신화 주제의 연극과 관객 참여형 퀴즈가 진행돼 큰 호응을 얻었다.

<‘한사모’의 특별 축하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한국어 3 아너스(Honors)반 학생들은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과정을 다룬 연극을 무대에 올려 그동안 갈고닦은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뽐냈다. 이어 박진감 넘치는 태권도 퍼포먼스와 학교 오케스트라의 잔잔한 ‘아리랑’ 연주가 장내를 가득 채웠다.
1부의 피날레는 한국어 프로그램 수강생 전체가 무대에 올라 부모와 가족들을 위해 부른 합창 ‘반짝반짝 엄마 아빠 송’이 장식했다. 서툰 발음이지만 진심을 담아 한국어로 감사와 사랑을 전하는 학생들의 모습에 객석에서는 기립박수와 화답이 이어졌다.
2부에서는 로웰고 K-팝 댄스팀 ‘KOEX’가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이며 축제의 대미를 장식했다.
현지 교육 관계자들은 “로웰고의 한국어 쇼는 단순한 학교 행사를 넘어, 다문화 사회 속에서 한국어 교육이 지역사회와 어떻게 상생하며 발전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모범적인 교육 사례”라고 평가했다.

<우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Korean Honor Society’ 수여식이 진행되고 있다>
<이온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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