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2026 학년도 면제 아동 15만 5천 명… 4년 연속 사상 최고 경신
홍역 백신 접종률 92.4%로 집단면역 기준치(95%) 붕괴… 1991년 이후 최악 홍역 확산
보건장관 등 연방정부 접종 권고안 혼선 논란… 비의학적 사유 거부 급증
미국 내 유치원 입학생들의 필수 백신 접종률이 지난 학년도에 또다시 하락한 반면, 백신 접종 면제율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 보건 당국의 지침 수정 시도와 혼선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17일 발표한 연방 데이터에 따르면, 2025-2026 학년도 유치원 입학생 중 백신 접종 면제율은 전년도 3.6%에서 4.2%로 상승했다. 이는 전국적으로 약 15만 5,000명의 아동에 달하는 수치다. 전국 평균 면제율은 4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워싱턴 D.C.와 41개 주에서 면제율이 일제히 상승했다.

<미국 내 유치원 입학생들의 필수 백신 접종 면제율이 4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AI를 활용해 제작한 이미지임>
면제율 급증의 주된 요인은 종교적 신념 등 비의학적 사유다. 의학적 사유로 인한 면제율은 지난 10년간 약 0.2%로 안정세를 유지했으나, 비의학적 사유로 접종을 거부하는 부모들이 대거 늘어났다.
주별 편차도 극심해 아이다호주 면제율은 17.5%에 달한 반면, 코네티컷주는 0.5% 미만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연방 보건당국발 혼란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과거 백신 반대 운동을 이끌다 연방 보건복지부(HHS) 수장에 오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장관과 연방 관리들은 지난 18개월 동안 유아기 백신 접종 권고안을 축소·수정하려는 시도를 반복해왔다.
이달 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또한 유아기 접종을 여러 차례 방문으로 분산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며 백신 권고안 개편을 요구했다.
미국소아과학회(AAP)의 제임스 캠벨 박사는 "지난 1년여간 백신 권고 체계에 극심한 혼란이 빚어진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여파로 주요 감염병 접종률은 일제히 하락했다. 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MMR) 복합 백신 접종률은 92.4%로 떨어졌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이자 집단면역 형성 기준치인 95%를 밑도는 수치다. 소아마비,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DTaP), 수두 백신 접종률도 하락했다.
출생 직후 접종하는 B형 간염 백신 접종률은 유지됐으나 유아 권고안 변경 여파가 유치원 통계에 반영되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전망이다.
특히 이번 통계는 미국이 1991년 이후 최악의 홍역 확산을 겪는 가운데 나왔다. 캠벨 박사는 "유치원에 입학하는 아동 중 25만 명 이상이 홍역에 취약한 상태"라고 경고했다.
한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과거 플래그십 간행물 등을 통해 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학부모들이 의사와 백신 옵션을 상담할 것을 계속 권장한다"는 세 문장짜리 짤막한 성명만 웹사이트에 게시했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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