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9일 샌프란시스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를 찾아 위안부 피해자들을 추모했다.
박 시장은 샌프란시스코 세인트메리 공원 내 기림비에 묵념한 뒤 헌화했다. 이어 기림비를 건립운동을 주도했던 ‘위안부정의연대(CWJC)’, ‘김진덕‧정경식 재단’의 김한일 대표, 김순란 이사장 등 관계자들이 헌화하는 모습을 엄숙한 표정으로 지켜봤다.
박 시장은 헌화 후 인사말을 통해 “오늘 저는 굉장히 감동스럽다”며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여러분 힘을 모아서 위안부 할머니들의 기림비를 여기 만들어주고 서울 남산에까지 설치해줬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헬렌 켈러가 했던 ‘비록 세상이 고통으로 가득찼지만 그것을 극복하는 힘으로도 가득차 있다’는 말을 인용하면서, “아마도 우리 20세기에 한반도에 살았던 한국인들이 그 당시에는 정말 온갖 고통과 슬픔으로 가득 찼던 시기(였을 것이다.) 그 희생과 고통을 딛고 일어나서 경제를 살린 것은 물론이고 민주화를 일으켰다”고 강조했다.
또 “그런 고통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단순히 동포들 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많은 지도자들이 함께 해줘서 이런 정의가 회복됐다고 생각한다”며 “‘정의를 위한 단결(Unity for Justice)’과 같은 대의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한일 대표와 김순란 이사장은 "한국을 포함한 중국, 필리핀 등 13개 커뮤니티가 하나가 돼 이뤘한 세계에서 유래를 찾을 수 없는 기림비"라면서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고 일본정부가 희생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는 그날까지 기림비 건립과 같은 역사를 알리는 사업들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덕‧정경식 재단 김한일 대표>
<김진덕‧정경식 재단 김순란 이사장>
<위안부정의연대(CWJC)의 릴리안 싱(왼쪽), 줄리 탱 공동의장>
샌프란시스코는 민간 주도의 모금을 통해서 미국 대도시 최초로 위안부 기림비가 세워진 곳이다. 기림비는 2015년 시의회 결의안 통과 이후 2년간의 모금 운동과 디자인 공모, 작품 제작을 거쳐 지난 2017년 샌프란시스코 도심에 있는 세인트메리 공원 내에 건립됐다.
9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샌프란시스코 위안부 기림비를 방문해 헌화한 후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진덕정경식재단 김순옥 재무이사, 애나 송 가주하원의원 후보, 고든 마 SF시의원, 김현정 CARE대표, 줄리 탱 CWJC 공동의장, 김순란 이사장, 박원순 시장, 김한일 대표, 주디스 머킨스 CWJC 대표,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미국 내 다인종 단체 연합체인 ‘위안부정의연대’와 캘리포니아의 비영리 단체인 ‘김진덕‧정경식 재단’, 캘리포니아 북부 한인들이 기림비 건립운동을 주도했다. 이어 ‘김진덕‧정경식 재단’은 지난해 8월 서울 남산에 위안부 기림비 동상을 건립했다.
두 기림비 모두 미국의 조각가 스티븐 와이트의 작품으로, 국적과 세대를 넘어선 ‘참여와 소통’ ‘과거와 현재의 연대’를 형상화했다.
<김판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