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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코프는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로, 교육과 과학의 중심도시로 불린다. 역사적으로 하리코프 지역은 고대에는 스키타이, 사르마트, 터키계통의 폴로베츠 유목민들이 거주했던 지역이다. 16세기부터는 러시아의 대(對)우크라이나 영향력이 확대됨에 따라 모스크바의 영향력 하에 들어갔다. 19세기 후반부터는 당시 러시아 제국 내에서 경제적인 규모가 가장 높은 도시 중 하나이기도 했다. 1805년, 하리코프에는 우크라이나 최초의 대학이 설립되었으며 당시 러시아 제국 내에서도 가장 오래된 대학 중의 하나였다. 19세기 하리코프 출신의 지식인들이 우크라이나의 문화 부흥과 애국심을 이끌기도 했다는 점에서, 하리코프는 현지인들이 자부심을 가지는 도시이기도 하다. 현재까지도 하리코프는 우크라이나에서 산업과 과학, 문화계에서 중요한 기능을 하는 도시다.

 

통신원은 최근 하리코프에 위치한 민족학교인 정수리학교에 방문할 기회를 얻어, 김 류드밀라 교장과 면담을 나눌 수 있었다. 정수리학교는 하리코프 유일의 민족학교로, 올해로 개교 24주년을 맞이했다. 김 류드밀라 교장은 우크라이나 남부지역에 주로 거주하는 고려인 자녀 동포들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온 인물이다. 현재는 동포 학생들을 위한 기숙사를 별도로 신축하려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그만큼 김 교장의 동포 교육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매우 크다.

 

고려인 동포로서는 드물게, 러시아 카프카스 출생인 김 교장은 자신 역시 고려인으로서 다양한 경험을 해왔기 때문에 동포들이 겪는 어려움을 이해하는 듯하다. 다만, 동포 학생 수는 해마다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어 걱정이 많다. 특히 우크라이나의 헤르손, 미콜라예프 지역에 거주하던 고려인 동포들의 상당수가 최근 한국으로 이주하면서, 고려인 동포의 수는 크게 줄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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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동요에 맞추어 율동 중인 정수리 초등학교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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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수 시인의 시를 낭독하는 재학생>

 

통신원도 우크라이나 고려인들이 최근 한국으로 이주하는 원인을 파악하고자, 현지의 고려인 동포분과 면담을 한 적이 있다. 면담을 통해 주로 우크라이나 중남부 지역에서 농업에 종사하던 고려인 동포들은 최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관계가 악화되자, 소비시장이었던 러시아로 농산물 판로가 막히게 되면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결국 동포들은 한국행을 선택하고 있다. 물론 우크라이나 내부에서의 잦은 내전이 발생에 따른 불안함도 한국 이주를 선택하는 데 한몫했을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문제는 동포들의 대거 이주에 따라, 현지 청년 고려인들의 수도 확연히 감소한다는 점이다. 고려인협회장은 우크라이나에서 대학을 졸업한 젊은 고려인 인재들이 한국으로 이주하게 되면서, 고려인 대다수가 단순 노동직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문제점도 지적한 바 있다. 이 점에서 정수리학교 김 류드밀라 교장도 한국어 교사 구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위기의 타개를 위해, 김 교장은 현재 한국어 교사양성을 목적으로 하리코프에 위치한 스코보로디 사범대학과 연계하여 사범대학 내에 한국어과를 신설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스코보로디 사범대학은 200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하는, 유서 깊은 대학이다. 현재 동 대학은 한국어과 설립을 추진 중인데, 김 교장은 우선 금년 안에 학내 한국센터를 개설하려는 계획임을 알려주었다. 현재 한국어과 설립에 가장 어려운 점은 전문적인 한국어 교수가 없다는 점이다. 교수진 확보는 학과 설립에 필수조건이다. 한국어 관련 박사학위 소유자가 있어야 하지만, 앞서 언급했던 실상을 고려하면 교수진 인원의 확보는 현재로선 쉬운 일이 아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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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코프에 새롭게 개점한 한식당, '고려'>

 

통신원은 하리코프를 방문하며 새롭게 한국의 국수와 비빔밥을 전문으로 하는 한국식당이 개점했다는 소식을 듣고 시식을 위해 방문해보았다. 한국식당의 이름은 ‘고려’이다. 식당은 하리코프 시내 중앙의 오페라하우스 건물에 입점해 있다. 매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임대료 부담을 줄이기 위하여 최소한의 면적으로 포장, 배달로만 운영되며, 고려인 동포가 대표를 맡고 있다. 메뉴는 다양하지 않지만 국수, 비빔밥, 잡채, 만두를 중심으로 판매한다. 식당 주인은 구소련이 해체되면서 민족 간의 분쟁이 시작되자 전쟁을 피하여 우크라이나에 정착했다고 전했다.

 

담백한 국수와 비빔밥은 허기를 달래고도 남을 정도로 양과 맛이 훌륭했고, 보통의 우리 음식의 맛과 동일했다. 잡채는 우크라이나인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한식 메뉴는 잡채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잡채를 시식한 현지인은 한국의 잡채의 맛에 빠져들어 어지간해서는 잡채를 잊을 수가 없다. 맵지 않으면서도 면으로 만든 잡채는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한식이다. 하리코프에서도 한류의 영향력은 컸다. 하리코프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사설학원은 항상 만석이다. 학습하는 연령대도 중학생부터 성인까지 다양하다고 한다.

 

한국과 한류를 좀 더 폭넓게 접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가 하리코프에서도 개최되어, 더욱 다양한 지역의 대중들과 교류할 수 있길 희망해 본다. 또한, 세종학당 역시 설립되어 한국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한국어 학습과 문화수업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KOF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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