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라고 웬디 리(EWNDY LEE)가 인사했다. 이어 "'한국에 대해 말해줘(Cuéntame de Corea)'라는 한국문화 프로젝트가 19개월 동안 한국 동화책을 소개했습니다.
이 문화 대장정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는 행사를 메리다에서 열게 됐습니다."라는 말로 행사가 시작했다. '한국에 대해 말해줘'는 한인후손회와 주립중앙도서관(Biblioteca Central Estatal Manuel Cepeda Peraza)에 기증된 한국문화 관련 서적 100권 중 19권의 스페인어로 된 한국 동화책을 엄선해 소개했다. 2022년 10월 1일부터 매월 첫 번째 토요일마다 한국 동화책을 읽고 발표하며 멕시코 어린이 및 청소년들에게 현지어로 한국문화를 집중 전달했다.
< 유카탄 지역민에게 한국 동화책을 알리다 - 출처: 'PorEsto' >
'한국에 대해 말해줘'는 한국문화 접근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알아듣기 편리하고 이해하기 쉬운 현지어로 진행한 독특한 방식의 프로젝트다. 한국에서 학생들 사이에 유행했던 독서 동아리 같은 느낌도 받을 수 있었다. 주목할 점은 메리다 유카탄 지역 한인 후손의 청년 리더를 중심으로 프로젝트가 진행됐다는 것이다. 이들은 '유카탄 한인 후손 젊은 지도자 협회(Asociación Líderes Jóvenes de la descendencia Coreana en Yucatán)'라는 합법적인 단체를 만들어 유카탄 지역에서 체계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5월 4일 한인 최초 유카탄 이민의 날에 맞추어 행사를 준비할 예정이다. 또한 '작고 큰 아이디어(Pequeñas Grandes Ideas) '라는 이름의 바자회를 마야 세계의 위대한 박물관(Gran Museo del Mundo Maya)에서 열어 지역 어린이들에게 한국문화를 알렸다.
유카탄 지역은 멕시코 전통 민족인 마야 원주민이 거주하던 곳이다. 119년 전 한인들이 정착을 위해 마야 언어와 문화를 배웠는데 지금 그 후손들이 한국 동화책을 통해 한국문화를 알리는 모습은 감회가 새로웠다. 또한 한인 후손 중 청년들이 스스로 한국의 동요를 배우고 직접 가르치는 모습은 감동을 선사했다. 서투른 한국어이지만 "아빠 곰은 뚱뚱해"라고 동요 <곰 세마리>를 불러주는 모습은 119년 전 한인들이 이곳에서 한글을 잊지 않으려고 한글학교를 세웠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이들은 『토끼 재판(EL JUICIO DEL CONEJO)』, 『숲 속 보석 산책(PASEO DE JOYA POR EL BOSQUE)』 등 다양한 동화책을 읽어 줬다. 이후에는 멕시코 이름이나 마야 이름을 한글로 써주는 행사도 진행했다. 이처럼 한인 후손 중 청년들을 중심으로 지역사회에 한국문화를 알리고 보존 및 계승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119년 전 멕시코에 조선인이란 이름으로 와 스페인어 언어권에서 스페인어를 배우지 않고 살기 위해 마야 언어를 배웠다. 계약 이후 돌아갈 고국이 없어 현지에서 마야인과 결혼해 가정을 이루고 조국 독립을 위해 모금하며 살았던 선조들의 후손이 지금은 이곳에서 한국문화를 알리고 있다. '한국에 대해 말해줘' 프로젝트는 19권의 책을 소개하는 것으로 끝이 났지만 추후 2단계 프로젝트를 위해 준비 중이다. 지구 반대편 한국을 사랑하는 이들의 열정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KOF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