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9일 화요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중심가에 위치한 한국문화원에서는 제5회 한식 페스티벌의 개막식이 열렸다.
이전까지는 호텔에서 부페식으로 진행되었던 한식 페스티벌의 기존 형식과는 달리, 한층 더 친근한 형태로 사람들에게 다가갔다. 문화원 앞마당 공간은 교민들이 운영하는 음식점들로부터 지원을 받아 부스 형태로 꾸며졌고, 이에 현지인들은 각종 한식을 체험할 수 있었다.
문화원의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한식 레스토랑 홍보를 할 수 있으니 교민들에게도, 문화원에게도, 그리고 현지인에게도 쉽게 한국문화, 특히 간단한 한국의 길거리 음식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한 일석삼조의 축제였다.
<한국문화원의 외부 입구 겸 마당에서 치러진 한식 부스 행사, 점심시간에 현지 사람들이 많이 모였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한식 부스 행사 시작 전, 문화원 내부에서는 주요 인사를 초청해 기자 간담회 및 한식 페스티벌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는데, 통신원도 초대되었다. 문화원의 큐레이터 가브리엘이 행사의 진행을 맡았고, 문화원장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이번 행사에는 특별히 한국의 전통악기를 가야금을 연주하는 두 명의 여성 듀오가 한국에서 초청되었다. 한국의 아름다운 선율이 담긴 전통민요 꽃길과 아르헨티나 탱고음악가 피아졸라의 리베르 탱고를 연주해 관객들의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어서 이번 행사에 쉐프로 참가한 <마스터셰프 코리아> 시즌 3의 우승자 최광호 셰프, 아아르미 쉐프가 한국에서 날아와 자리를 빛냈다.
<제5회 한식 페스티벌을 위해 한국에서 초청된 가야금 듀오 – 출처 : 통신원 촬영>
최광호 쉐프는 “아르헨티나를 찾은 건 지난해 한식 페스티벌에 이어 2번째라, 이전보다 친근하다”며 “어떻게 현지인들의 입맛에 더 맞출 수 있을지 상상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식에 관련된 간단한 프레젠테이션 준비해 한식의 종류에 대해 분식, 한정식(백반), 탕 구이로 나눠서 설명했다. 한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한식을 기반으로 다양한 퓨전 음식들이 많이 개발되는 추세라며, 아르헨티나는 아직 그 시작단계에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광호 쉐프의 프레젠테이션 – 출처 : 통신원 촬영>
이어 이아르미 쉐프는 한국의 한정식을 설명했다. 그녀는 이후에 이어질 한식 페스티벌에서 뷔페 형태로 진행될 코스요리에서는 김치전, 타락죽(임금님이 아침에 드셨던 죽), 그리고 비빔밥 순서의 코스로 준비한 이유에 대해 모두가 한국의 대표적인 음식이라는 점을 꼽았다. 물론, 타락죽의 경우 일반적인 음식은 아니지만, 과거 소가 귀하고 우유가 귀했던 시절 임금님께 아침 기운을 북돋기 위해 상에 올랐던 아주 특별한 음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기자 간담회 후 기자들을 위해 준비된 분식 시식코너 – 출처 : 통신원 촬영>
비빔밥의 경우 돼지고기, 새우젓을 사이드로 올리고, 매운 고추장 대신 호두를 섞어 만든 양념장으로 현지인들에게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갔다. 두 쉐프는 낯선 한식, 고급 한식을 부담스럽지 않게 즐기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런 메뉴를 마련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통역을 도와준 에스테반은 아르헨티나 방송사 《텔레페(Telefe)》가 방영하는 가족 단위 음식 미션 프로그램 의 참가자이자, 이미 아르헨티나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맛집 ‘향가(Una cancion coreana)’의 후계자다. 그는 이민 1세대인 부모님이 처음 음식점을 시작할 때 코리아타운에서 한국인들을 주로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가족 사업에 큰 관심이 없었지만 지난 5년간 아주 큰 변화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현지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현재는 한국인들보다 아르헨티나인들이 더 많이 찾을 뿐 아니라 한국 음식의 특성을 살리면서도 현지인 손님들 입맛과 취향을 고려하기 시작하면서는 ‘트립어드바이저(Trip Adviser)’에서 전체 1위를 수차례 거머쥘 정도로 유명한 음식점이 되었다고 전했다.
기자 간담회가 끝난 시간, 이미 문화원의 앞마당에서는 한식을 시식해보고자 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한국 음식 탐방을 나온 근처 회사원들이 만든 긴 줄은 한식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한국문화원 앞마당. 아르헨티나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물론 아르헨티나에서 한식이 가야 할 길은 멀다. “어떤 음식이 안 맵죠?”라는 질문을 던진 아르헨티나 중년여성의 질문에 모두가 잠자코 통신원의 대답을 기다린 건 아마 모두가 그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직도 한국 음식은 '매운 음식'이라는 이미지로 덜컥 거리감을 느끼는 사람들 앞에서, 한식이 얼마나 다양하고 풍요로운지, 특히나 온화하고(?) 부드러운 음식들이 얼마나 많은지, 한식에 대한 이미지는 제고될 필요가 있다.
한식 페스티벌은 9일 행사를 시작으로 이후에는 특별 인사를 초청해 쉐라톤호텔에서, 또 일반인들이 예약제로 즐길 수 있는 코스요리 프로그램으로 13일까지 파크호텔에서 열렸다.
<한국문화원 내부 – 출처 : 통신원 촬영>
<KOF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