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말레이시아 페낭 이스케이프 테마 파크에서 ‘Korea Fest(한국 축제)'가 열렸다. 이스케이프 테마 파크는 암벽등반, 외나무다리 건너기 등 30가지가 넘는 액티비티와 파도풀, 슬라이드 등을 즐길 수 있는 워터파크로, 이곳에서 한국 관련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스케이프에서 진행된 한국 축제에는 말레이시아 거주 한인들과 현지인을 위해 한국 음식 부스와 케이팝 공연, 한복쇼가 마련됐다. 한국 음식 부스에서는 즉석에서 조리한 김치볶음밥과 매운 치킨버거를 판매해 사람들의 발길을 잡았다.
기존 계획에 따르면 한국 음식점 2곳이 한국 음식 부스를 함께 준비할 예정이었으나 이슬람 금식 기간인 라마단으로 방문객이 많지 않아 음식점 1곳에서만 한국 음식을 준비했다.
음식에 이어 테마파크 내에서는 한복쇼 진행됐다. 한복쇼는 말레이시아 국제학교에 재학 중인 한국 학생들이 형형색색의 한복을 차려입고 한복의 아름다움을 알렸다. 이후 관람객들과 사진 촬영을 함께 하는 시간을 보내면서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했다.
케이팝 공연은 오전 11시 30분과 오후 1시에 두 번 진행됐으며 말레이시아인으로 구성된 페낭아이츠(Penangites) 댄스팀이 무대를 빛냈다. 페낭아이츠 댄스팀은 ‘KARD'의 <Bomb Bomb>, 'BTS'의 <Boys with Lov>, 'EXO'의 <Love Shot>, <Monster> 퍼포먼스를 선보이면서 많은 이들의 호응을 받았다.
페낭아이츠의 리더 케반은 2015년부터 <케이스톰 볼륨 원 댄스 커버 대회(K-Storm Vol.1 Dance Cover Contest>, <테일러 한류 페스티벌(Taylor Korea-Wave Festival> 등 각종 대회에서 우승한 이름난 춤꾼으로 말레이시아에 매드지(Mad.G)와 페낭아이츠 댄스팀을 이끌고 있다. 케반은 “우리가 케이팝 문화를 대중에게 알릴 수 있어서 축복받았다고 느꼈다”며 “케이팝 문화와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에 의미를 두고 공연에 임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페낭아이츠의 케이팝 공연>
이번 행사 관계자는 “케이팝이 화려한 군무와 신나는 노래로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는 점에서 축제와 비슷한 점이 많다”며 “한국 음식, 드라마, 케이팝이 말레이시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축제와 연계한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페낭아이츠의 케이팝 공연>
이번 행사는 말레이시아인들이 한국의 전통 의상, 음식, 공연 등 다양한 체험과 테마파크를 동시에 즐길 수 있어 즐거움을 더했다. 이를 통해 케이팝과 같은 한류 콘텐츠가 워터파크, 테마파크, 리조트 등 다양한 레저 및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열대 기후인 동남아시아에서 한류의 인기가 높은 만큼 워터파크와 같은 많은 관람객이 찾는 시설을 활용해 한국 축제를 활성화하는 가능성도 찾을 수 있었다. 이번 행사는 한국 음식과 케이팝 공연 모두 현지인들이 직접 만들고 준비한 것으로 한국인이 아닌 현지인이 행사를 주도하면서 한류를 알리는 효과가 있었으며, 페낭아이츠와 같은 케이팝 커버 댄스팀의 공연을 통해 자연스럽게 케이팝의 홍보대사 역할을 했다.
한류 확산을 위한 다양한 경로와 방법이 모색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행사처럼 현지의 다양한 레저 및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함께 한류 콘텐츠를 알리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축제에서 음식이 빠질 수 없는 만큼 한식이 축제에서 먹기에 편한 간편식, 길거리 간식 등 다양한 형태로 유통될 수 있는 경로를 확장하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케이팝은 화려한 퍼포먼스와 신나는 음악, 그리고 패션으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현지에서 열리는 다양한 행사와도 연계될 수 있다.
또 이번 행사는 한국인만을 위한 축제가 아니라 현지인 또는 현지 업체 지원을 동원했다는 점에서 성공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비록 무슬림 금식 기간인 라마단 기간과 시기가 겹쳐 많은 방문객을 모으지는 못했지만 현지인들의 주도로 한국 축제가 열렸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한국인 또는 한국 단체가 주도하는 행사도 중요하지만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현지인들의 생활과 밀접하기 위해서는 역시 현지인들이 진행하는 다양한 행사와 기획들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한류 콘텐츠를 유통하는 개인이나 단체를 발굴하고 현지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협업해 한 류콘텐츠 확산을 점진적이면서도 세부적으로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KOF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