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내 한류 열풍에 힘입어, 소비재, 특히 뷰티 산업은 현지 대중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패션, 헤어, 피부, 화장, 미용 성형과 관련된 사업 및 아이템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2018 베트남 내 수입화장품 국가별 시장 점유율 – 출처 : ANT Consulting>
그중에서도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베트남 대중들에게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베트남 호치민시의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몰에 가면 한국브랜드 화장품매장이 적어도 2~3개 정도는 입점해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고, 다른 브랜드 매장에 비해 많은 소비자들이 화장품을 구매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럼 이처럼 한국 화장품이 베트남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호치민시 푸미흥의 최대 쇼핑몰 'VIVO CITY'에 입점한 한국 화장품 브랜드 매장 – 출처 : 통신원 촬영>
첫 번째 이유는 ‘한류의 간접적인 광고 효과’이다. 베트남의 뜨거운 한류 열기는 베트남에 살고 있거나, 베트남을 다녀가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베트남 사람들이 한류 콘텐츠에 출연하는 인기 연예인이 사용하는 제품이나 광고하는 제품을 보고, 상품을 구입하는 경우를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러한 브랜드는 굳이 상품에 대한 적극적인 현지 시장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대중들에게 입소문이 나면서 현지 매출이 급증하는 것이다. 즉, 한국에서의 홍보 마케팅이 간접적으로 베트남 대중들에게 영향을 미치면서, 현지에서 어느 정도의 홍보 마케팅만 한다면 매출에 큰 성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라네즈’는 베트남에 진출한 화장품 브랜드 중에서 15년 이상 오래되었지만, 매출은 라네즈 광고 모델 송혜교가 출연한 ‘태양의 후예’ 이후에 매출이 급상승하며 확고한 입지를 자리매김하였다.
두 번째 이유는 ‘제품의 우수성’이다. 베트남의 대형 쇼핑몰이나 일반 매장에서 인기가 많은 한국 화장품 브랜드는 ‘더페이스샵’, ‘스킨푸드’, ‘이니스프리’, ‘미샤’, ‘라네즈’ 등이 있다. 물론 베트남 현지에서의 화장품 가격은 한국에서 판매하는 동일 제품에 비해 조금 더 비싸긴 하지만, 여러 기능성(미백 효과, 자외선 차단) 제품들과 천연 성분의 화장품들은 베트남 현지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베트남 젊은이들 사이에선 프리미엄 화장품으로 인식되어 있다. 그리고, 백화점에는 ‘설화수’, ‘오휘’, ‘더 히스토리 오브 후’, ‘SK’, ‘헤라’ 등 고가의 브랜드가 입점해 있으며, 중년 고객층에게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세 번째 이유는 ‘젊은 소비층의 미용에 대한 관심’ 증대이다. 베트남 인구는 대략 1억 명 인데, 연령층 인구 구성을 살펴보면 30대 이하가 인구의 절반을 차지한다. 거기에다가 베트남의 가파른 경제 성장으로 개인 소득이 증가하면서 요즘 베트남 젊은이들은 미용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자기 자신에 대한 투자를 아낌없이 지출하는 경향이 있다. 젊은 소비층이 주로 관심을 보이는 제품에는 베트남 기후상 미백 기능과 보습 기능의 화장품과 자외선 차단 제품 등이 주로 많이 판매되는 제품들이다. 이외에도 헤어나 미용에 관련된 제품들의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베트남 화장품 시장에 한국 대기업의 진출도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활발하지만, 한국 중소기업의 시장 개척도 활발한 편이다. 중소기업들이 베트남 시장에 진출해서 자체 브랜드로 시장 개척을 하기도 하고, 베트남 현지 화장품 업계와 협약을 맺어 진출하기도 한다.
통신원이 직접 만난 한국 화장품 브랜드 ‘BELOVE’ 베트남 지사 임성주 지사장도 15년 전 베트남에 와서 시장 조사를 하고, 유통업계와 유통 과정을 살펴본 후, 현지 베트남 수출 브랜드 ‘VACCI’를 현지에서 런칭 했다고 말했다. ‘VACCI’는 현재 베트남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현지 브랜드이다. 한국에서 제품(원료)을 만든 후에 베트남에 수출, 베트남 현지 브랜드(VACCI)를 통해 매장에서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방식이다. 즉, 현지 브랜드를 만들어 시장을 개척하고, 성공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이외에도 현지 대중들은 한국의 패션 트렌드 및 미용 성형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연예인들의 의상을 보면서 한국의 패션 트렌드를 따라하는 경향을 볼 수 있다. 예전에는 베트남 현지 젊은이들의 패션 트렌드를 살펴보면 한국과는 조금 다른 느낌을 받았었다. 한국보다는 좀 더 원색적이며 화려한 색을 좋아하고, 디자인에 있어서도 몸에 착 달라붙는 간편한 스타일의 옷을 입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아무래도 오토바이를 많이 타는 생활환경에서 기인한 현상으로 파악된다. 베트남 인구의 많은 수가 오토바이를 타기 때문이다.(베트남의 자동차 판매 가격은 한국 판매 가격의 거의 2배 정도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 한국에서 유행하는 스타일의 옷을 입고, 시내를 다니는 젊은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통신원과 친한 베트남 지인들은 한국 쇼핑몰에서 유명 연예인들이 입었던 스타일의 옷을 구입하고, 해외 배송으로 물건을 구입하고, 베트남 현지 온라인 사이트에서 연예인이 입었던 똑같은 의상을 광고를 보고 구입하기도 한다. 이처럼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의 패션 트렌드가 베트남의 패션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또 미용 성형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기능성 화장품을 구입하기도 하지만, 실질적으로 병원을 방문하는 사례도 많다. 푸미흥에 있는 한국 병원이나 외국계 병원에 가보면 가끔 베트남 사람들이 피부 미백에 관련된 시술과 미용 성형을 하기 위해 상담을 받거나 치료를 하러 온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9년 전에 비해 병원을 방문하여 시술이나 치료를 받는 사람이 급증했을 뿐만 아니라, 9년 전 통신원이 베트남에 처음 왔을 때는 미용 성형을 주로 하는 피부과가 거의 없었는데, 지금은 그런 병원이 많이 생겨났다. 인터넷을 통해 지역 간의 공간과 시간의 장벽이 허물어지면서 트렌드는 급속히 번져 나아가고 있다. 한류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 지속적으로 외연을 확대하고 있다. 세계 속 한류 확산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귀추를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KOF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