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구글 지도의 길 안내(네비게이션)를 따라 차량을 운전하고 가던 필립 팩슨씨가 붕괴된 다리를 지나다 추락해 사망한 사고와 관련 유가족들이 구글과 다리 관리업체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언론들은 22일 지난해 발생한 사고로 사망한 팩슨씨의 유가족들이 19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웨이크 카운티 상급법원에 구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유가족들은 구글이 다리 붕괴 사실을 인지하고도 구글 지도에 반영하지 않고 방치했고, 길 안내를 믿고 차량을 운전해 가던 팩슨씨가 사망했기 때문에 구글도 사고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두 자녀를 두고 있던 팩슨씨는 지난해 9월 30일 막내딸의 9번째 생일파티를 한 뒤 집으로 돌아가던 중 붕괴된 다리를 지나다 6m 아래로 추락한 뒤 익사했다.
<다리 추락 사고로 사망한 필립 팩슨씨가 자녀와 부인과 함께 찍은 사진. 출처 ABC11뉴스 캡처>
당시 팩슨씨는 익숙하지 않은 길이라 구글 지도의 안내를 보면서 운전하고 가다가 다리를 건너라는 구글의 지시를 믿고 따르다 사고를 당했다는 게 유가족들의 주장이다.
특히 이 다리가 붕괴된 지 9년이나 지났고, 인근 주민들이 구글에 다리 붕괴사실을 여러 차례 알렸음에도 구글이 지도에 반영하지 않아 사고 유발의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유가족들은 구글에 다리 붕괴 사실을 신고했던 인근 주민들의 이메일을 법원에 증거로 제출했다.
사망사고가 발생한 다리는 히코리 인근 스노우 크릭에 위치하고 있다. 붕괴된 지 벌써 9년이나 됐지만 해당 다리를 건설한 개발업체가 사라져 방치돼 왔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에는 다리 주변에 붕괴사실을 알리는 경고문이나 차단막, 우회하라는 안내문 등이 없었다고 관할 주 경찰이 전했다.
<붕괴된 다리를 자신의 지프 글래디에이터 타고 건너다 사망한 팩슨씨의 당시 사건 모습. 출처 ABC뉴스 11 캡처>
유가족들은 구글 외에도 해당 다리와 인근 토지에 대한 관리 책임이 있다고 판단되는 사유재산 관리업체들도 함께 제소했다.
팩슨씨의 아내인 앨리샤 팩슨씨는 "우리 딸들은 아빠가 어떻게, 왜 죽었는지 묻는데 저는 딸들이 납득할 수 있는 말을 해줄 수가 없다. 지금도 GPS 방향과 다리를 담당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그렇게 행동했는지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인간의 생명에 대한 배려가 거의 없다"고 토로했다.
구글 측은 팩슨 가족에 깊은 애도를 표하고, 정확한 지도, 경로 정보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팩슨씨 가족이 제기한 소송에 대해서도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제임스 김 선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