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도심 한복판에 초대형 태극기가 물결쳤고, 한 손에 태극기를 든 400여 명의 한인들이 거리를 행진했다. 이같은 퍼레이드는 샌프란시스코 한인회(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 한인회 전신, 당시 회장 이석찬)가 지난 2007년 열었던 게 마지막이다.
비록 온전한 한인만의 축제는 아니었지만, 무려 17년 동안이나 명맥이 끊겼던 샌프란시스코 한인 퍼레이드 부활의 신호탄이었다.

<10일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 한인회를 필두로 피스타한 축제에 15개 한인단체가 참가해 초대형 태극기와 성조기를 치켜들고 샌프란시스코 도심에서 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 한인회(회장 김한일)는 필리핀 커뮤니티가 10일 개최한 ‘제31회 피스타한 축제’에 아시안 60여개 단체 중 하나로 참가해 주최 측을 능가하는 퍼레이드 규모와 한류로 주류 커뮤니티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북부 캘리포니아 한인 단체만 15개에 이른다.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 한인회를 필두로, 한국문화원 우리사위(단장 고미숙), 산라몬한국어사랑모임(한사모, 회장 오연수), 실리콘밸리 화랑청소년재단(대표 서희경), 김일현한국전통무용단(단장 김일현), 김진덕정경식 재단(이사장 김순란), 산타클라라 한미시니어봉사회(회장 최경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샌프란시스코협의회(SF평통, 회장 최점균),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 샌프란시스코지회(KOWIN-SF, 회장 이진희), 실리콘밸리 한인합창단(단장 안상석), 갓스이미지(단장 엄영미), 한국어교육재단(이사장 구은희), UC버클리 K-팝 댄스동아리 KPG Cal, 새크라멘토 한인회(회장 이모나), 샌프란시스코 체육회(회장 필립 원) 등 한인 400여 명이 피스타한 축제에 참가했다.

<피스타한 축제에 한인 15개 단체, 400여 명이 참가해 한인 커뮤니티의 단합된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이날 축제에 앞서 한국문화원 우리사위는 개막공연으로 ‘난타’를 선보여 축제 참가자와 주민들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퍼레이드는 샌프란시스코 시청에서부터 시작해 축제가 열리는 예르바 부에나 가든(Yerba Buena Gardens)까지 약 1.5마일(약 2.4Km) 구간을 행진하는 것으로, 우리사위, 취타대가 축제 차량에 탑승해 선두를 이끌었다.


<샌프란시스코 시청에서 예르바 부에나 가든까지 이어지는 약 1.5마일 구간의 퍼레이드에 한인 커뮤니티 선두로 우리사위, 취타대가 축제 차량에 탑승해 공연을 펼치고 있다. 그 뒤를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행렬이 뒤따라오고 있다.>
특히, 퍼레이드가 열린 토요일, 샌프란시스코 마켓 스트리트는 주민들과 관광객 등 수만 명으로 가득 찼다.
퍼레이드에는 한인 2세들로 구성된 화랑청소년재단과 한사모 소속 학생들이 10미터에 달하는 초대형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행진에 참여했고, SF평통은 사물놀이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인들이 초대형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행진하고 있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실리콘밸리 한인합창단, 샌프란시스코 한미노인회, 산타클라라 한미시니어봉사회 회원들은 한국 전통의상의 아름다움을 과시했다. 한국어교육재단도 조선시대 궁중의복을, 김일현한국전통무용단은 한복을 입고 풍물놀이를 선보여 흥과 멋을 동시에 보여줬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한인들이 주민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평통 위원들이 장구, 북, 징, 꽹과리 등 전통 악기로 신명나는 사물놀이를 보여주고 있다.>
초·중·고등학생으로 이루어진 갓스이미지 단원들은 예르바 부에나 가든에 마련된 특별무대에서 K팝 댄스로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 한인회의 김한일 회장은 시청 앞에서 펼쳐진 개막식과 축제가 열린 예르바 부에나 가든 무대에 연이어 올라 한국에 대한 소개와 함께 최근 리모델링을 끝낸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 한인회관을 소개했다.
김한일 회장은 “필리핀 커뮤니티가 개최하는 피스타한 페스티벌에 한인 커뮤니티도 함께 참여하게 돼 기쁘다”며 “한국은 반만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유서 깊은 나라이고 이러한 역사와 전통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한국 문화가 K-팝, K-드라마, K-무비, 한식 등 ‘한류’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 한인회 김한일 회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김 회장은 “샌프란시스코는 100년이 넘는 미주 한인이민역사의 중심지”라며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 한인회관에는 대형 디스플레이가 설치됐고, 인공지능으로 구현된 AR, VR 등 가상현실을 통한 최첨단 기술로 한인 이민역사는 물론 K-팝, K-드라마 등 한류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필리핀 커뮤니티는 물론 많은 지역 주민들이 방문해 주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개막식에는 피스타한 축제 총감독인 알 페레즈 샌프란시스코 커미셔너를 비롯해 애런 페스킨 시의회 의장, 아샤 사파이, 맷 도시, 캐서린 스테파니 등 시의원들도 축사했다.
페스킨 의장은 필리핀 커뮤니티 축제에 참여한 한인사회에 감사의 메시지와 김한일 회장의 리더십에 경의를 표했다. 알 페레즈 총감독도 한인 커뮤니티의 참여로 축제가 한층 풍성해졌다며 두 커뮤니티 간의 상호 교류를 확대해 나가자고 밝혔다.
런던 브리드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이날을 피스타한 축제의 날로 선포했으며, 시장실 관계자가 축사를 전하는 등 페스티벌 개최를 환영했다.
이외에 브룩 젠킨스 샌프란시스코 검사장, 윌리엄 빌 스콧 경찰국장, 폴 미야모토 셰리프국 국장, 지니 니콜슨 소방국장 등도 축사했다. 한인 정치인으로는 케빈 박 산타클라라 시의원이 단상에 올라 기쁨을 나눴다.
한편,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 한인회의 피스타한 축제 참가는 이번이 처음으로, 타 커뮤니티와의 교류·화합을 희망하는 김한일 회장의 메시지가 담겨있다.
김 회장은 “이젠 한인사회도 변화해야 한다”며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닌 타 커뮤니티, 주류 커뮤니티와 적극적으로 공생하는 관계가 돼야 한다. 그들로부터 배울점은 배우고 협력할 부분은 협력하면서 동반 성장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주류 및 타 커뮤니티와의 교류를 넓혀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한일(오른쪽) 회장과 한인 2세 캐빈 박 산타클라라 시의원이 선두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손하트를 보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 한인회는 오는 9월 21일 한국의 날 축제를 열 예정이며, 피스타한 축제를 주최한 필리핀 등 타 커뮤니티에 참석을 요청하는 등 주변 커뮤니티와의 협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김판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