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외침이 세계를 바꾼다”
샌프란시스코 & 베이지역 한인회 주최 특별 강연
‘광복 80주년, 우리가 대한민국, 우리가 글로벌 한류 대사’ 주제
샌프란시스코 & 베이지역 한인회 주최로 25일 열린 ‘광복 80주년, 우리가 대한민국, 우리가 글로벌 한류 대사’ 주제의 특별 강연회는 한인사회와 차세대들에게 깊은 울림을 던졌다.
샌프란시스코 & 베이지역 한인회관에서 열린 이날 강연에는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의 박기태 단장과 권소영·구승현 2명의 연구원이 함께 강연자로 나섰고, 샌프란시스코 & 베이지역 한인회 김한일 회장 등이 참여해 민간 외교의 힘과 한인사회의 역할을 새롭게 다져나갔다.
<25일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샌프란시스코 & 베이지역 한인회 주최로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의 박기태 단장이 ‘광복 80주년, 우리가 대한민국, 우리가 글로벌 한류 대사’ 주제로 강연한 가운데 참석자들이 다함께 한국의 올바른 역사를 알리자는 취지에 호응하고 있다>
약 2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강연은 반크의 목적을 알리는 영상 상영으로 시작됐다. 영상 속에는 “우리는 외교관은 아니지만, 전 세계 외국인과 친구가 되어 친구의 나라 대한민국을 알려 나갑니다”라는 내레이션이 흘렀다. “우리는 독립운동가는 아니지만 21세기 독립운동 활동을 합니다”라는 말처럼, 한국 청년들이 세계 곳곳에서 민간 외교사절로 활동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어진 영상은 “먼저 우리 스스로가 한국을 알고 사랑해야 한다”, “전 세계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 홍보 활동을 통해 한국의 이미지를 개선시켜 나가겠다”는 다짐을 전했고, 청중들은 숙연한 모습으로 화면을 응시했다.
<참석자들이 반크 설립 목적에 대한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영상이 끝나고 단상에 오른 박기태 단장은 자신의 청년 시절부터 반크를 설립해온 과정, 세계 속 한국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일해온 지난 26년(1999년 반크 설립)의 민간 외교활동을 차분히 풀어냈다. 그는 먼저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정보의 전쟁이다. 누가 더 정확하고 진정으로 자신을 알리느냐에 따라 나라의 이미지가 바뀔 수 있다”라고 운을 뗐다.
박 단장은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한 학생이 미국 교과서에서 ‘독도는 일본 땅’으로 표기된 것을 보고 출판사에 항의 메일을 보냈습니다. 그 학생의 작지만 단단한 행동이 결국 그 책을 수정하게 만들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민간 외교의 힘입니다.”
박 단장은 “우리가 정부 외교관이 아니더라도,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과 행동이 있다면 누구든지 ‘대한민국의 외교관’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명예장이 아니라 진심으로 시작하는 한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박 단장은 해외 거주 한인들의 역할에 대해 "관심은 있지만 내가 해서 바뀔까, 이건 외교관이 해야 되는 거 아니야, 총영사관이 해야지라는 생각들이 되게 많았다. 해외에서 잘못된 것 대부분이 국민 이슈 속에서 그건 정부가 해야지 총영사, 대사가 해야지라는 부분이 많았다"며 "사실 미국에서 바꿔지는 부분이 정부에 하는 것보다 미국정부에 대한 압박이기 때문에 현지에 사는 한인들이 하는게 더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인식을 모르고 관료에 대한 부분과 또 외교관, 대사에 대한 환상이 있다"며 "그래서 오늘도 이런 일들을 외교부가 한 게 아닌 반크가 한 거다. 반크는 우리가 한 게 아닌 청년들이 한거다. 이런 걸 계속 할수록 '같은 또래인데, 이렇게 하는게 되네'하면서 전파가 된다"고 전했다.
<박기태 단장이 광복 80주년 특별 강연을 하고 있다>
박 단장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사명감이 모이면 역사를 바꿀 수 있다. 어느 특정 인물이나 계층이 아니라 바로 우리가 모두 주인공”이라고 청중을 향해 강조했다.
강연 중 그는 한국과 한국인의 이미지를 바르게 세우기 위해 민간 외교 단체인 반크가 해온 사례들을 소개했다. 해외 지도에서 ‘동해(East Sea)’ 표기가 ‘일본해(Sea of Japan)’로 돼 있는 오류를 고치고, 웹사이트와 백과사전, 교과서에서 한국 관련 왜곡된 서술을 정정해온 과정이 대표적이다.
박 단장은 “이러한 활동이 결국 ‘우리 스스로 먼저 한국을 배우고 사랑해야 한다’는 하나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덧붙였다.
<참석자들이 박기태 단장의 강연에 귀기울이고 있다>
이어 두 명의 연구원이 차례로 강연했다. 권소영 연구원은 디지털 외교의 시대 속에서 청년들이 글로벌 소통자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설명했다.
그는 “이제 국경이 허물어지는 시대”라며 “인공지능, SNS, 유튜브 등 디지털 미디어가 세계인의 정보를 결정한다. 이럴 때 우리들은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글로벌 친구에게 들려주는 ‘문화 외교관’이 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권 연구원은 구체적으로 “한국 드라마·음식·K-pop이 세계적 현상이지만, 동시에 한국의 역사 왜곡·영토 분쟁·문화 고찰 오류 등이 함께 있다”며 “우리 스스로 그 바람직한 이야기를 만들고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구글이 지도 서비스에 독도를 다케시마,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사실이 드러났다. 세계 각국의 지도에 잘못 표기된 세계지도가 버젓이 사용되고 있다. 일본의 지속적·체계적인 전략이 먹히고 있는 것이다.
권 연구원은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구글 본사에 투어를 가는 한인이 많다며 투어가 아닌 이를 바로잡기 위한 지속적 노력과 단합된 힘을 강조했다. 특히 특별 강연이 열린 10월 25일 ‘독도의 날’이라 권 연구원 말의 의미가 더욱 컸다.
<권소영 연구원이 디지털 외교의 시대 속에서 청년들이 글로벌 소통자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달라스 미술관 방문 중 지도에서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된 것을 발견하고 시정 요청을 보냈는데, 하루 만에 수정이 이루어졌다”며 “이런 변화가 개인의 용기와 실천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함께 공유하고 싶다”고 밝혔다.
구승현 연구원은 미주 한인 1세대의 정체성 회복과 차세대 교육의 중요성을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여기 미국 땅에서 첫발을 디딘 우리 한인 1세대들은 자녀 세대에게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 스스로 이야기해줄 필요가 있다. 우리가 떠나온 땅, 우리의 뿌리를 알고 자랑할 때 한국의 미래는 더 밝아진다”며 미국 내 한인사회가 갖는 역할을 강조했다.
<구승현 연구원이 미주 한인 1세대의 정체성 회복과 차세대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구 연구원은 “오늘 강연장을 떠나면서 여러분이 해야 할 것은 ‘한국 이야기 한 가지’를 가족이나 친구, 직장 동료에게 들려주는 것”이라며 “그 한 이야기가 누군가의 마음에 씨앗이 되어 자랄 수 있다”고 청중에게 제안했다.
강연 후 샌프란시스코 & 베이지역 한인회는 반크와 상호협력 MOU(업무협약)를 체결하며 앞으로 미주 한인차세대와 해외 한국 팬들에게 ‘한국을 알리는 민간 외교인재 양성’이라는 공동의 비전을 확인했다.
김한일 회장은 “샌프란시스코는 미주 독립운동의 심장이다. 오늘 반크 박기태 단장을 초청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우리 한인들이 과거와 현재를 되돌아보고, 앞으로 세계 속 한국의 위상을 함께 고민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한인회와 반크가 MOU를 통해 앞으로 미주 한인차세대 대상 글로벌 한류 및 역사외교 교육 프로그램을 공동 운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샌프란시스코 & 베이지역 한인회 김한일(오른쪽) 회장이 반크의 박기태 단장과 상호협력 MOU(업무협약)를 체결하고 있다>
MOU에는 ▲한인차세대 대상 역사·문화 심화 학습 프로그램 공동개발 ▲청년 글로벌 외교 인재 양성 캠프 공동운영 ▲미주 한류팬 및 동포 네트워크를 활용한 한국 홍보 온라인 캠페인 공동실시 등이 포함됐다. 또한 반크 측은 앞으로 해당 지역에서 한인사회 내부는 물론 현지 미국인과의 교류를 위한 워크숍·세미나·문화행사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샌프란시스코 & 베이지역 한인회 김한일(오른쪽) 회장이 반크의 박기태 단장과 상호협력 MOU(업무협약)를 체결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 베이지역 한인회는 신임 위원장 임명식을 통해 교육위원장에 이미전, 관리위원장에 이병각, 행사봉사위원장에 윤경희 씨를 각각 임명, 조직을 세분화했다.
<샌프란시스코 & 베이지역 한인회에 새로 임명된 위원장과 김한일 회장이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경희 관리위원장, 김한일 회장, 이병각 행사봉사위원장>
이번 강연회는 단순한 강연을 넘어서, “우리가 대한민국이다”라는 자각을 전환점으로 삼았다. 청중 한 명 한 명이 한국이라는 나라의 얼굴이 되며, 글로벌 무대에서 ‘문화외교사절’로서 자리매김하자는 메시지는 강연장을 뜨겁게 달궜다.
참석자들은 강연이 끝난 뒤 감동에 얼굴이 상기됐다. 한 청년은 “오늘 이 자리가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다시 느끼게 해줬다”며 “우리 세대뿐 아니라 차세대들에게도 이런 메시지를 꼭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반크가 안중근(맨 위부터) 유관순, 안창호 독립지사의 이미지를 독도 등 잘못된 한국 관련 정보를 바로잡는 모습으로 합성·제작했다.>
부족함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가진 것에서 시작하자는 결의, 조직이나 예산이 완벽하지 않아도 의지, 사랑, 행동으로 시작하자는 외침이 영상 속과 강연 속에서 반복적으로 울려 퍼졌다.
자녀와 함께 참석한 한 학부모는 “박기태 단장의 ‘한 사람의 마음이 한 나라의 생각을 바꿀 수 있다. 그리고 한 나라의 생각이 세계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라는 말이 와닿는다”면서 “박 단장의 말처럼, 오늘 샌프란시스코에서 뿌려진 작은 씨앗은 앞으로 세계 속 한국 이미지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인재로 자라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인은 "박기태 단장이 'K팝, K드라마 등 한류열풍으로 한국은 유명한 나라가 되었지만 대중문화가 유명할 뿐 한국의 한복이나 전통문화와 역사는 세계에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며 "한류가 아닌 한국 문화 전반을 알리는데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캐나다의 정부 기관 사이트에 '한국의 역사는 외세의 잇따른 정복으로 점철됐다. 이 나라는 오랫동안 중국의 지배를 받았고, 러일전쟁이 끝난 뒤인 1910년부터는 일본의 지배하에 들어갔다'는 내용이 반크의 노력으로 '한국은 오래되고 유구한 역사가 있으며, 아름다운 영토를 가진 동쪽 끝의 나라'라고 고쳐졌다>
한편, 반크는 이날 캘리포니아에서 쌀농사로 거부를 축적해 '백미대왕(Rice King)'이라는 별명을 얻은 재미동포 백만장자 1호이자 독립운동가, 신문인, 사회봉사자였던 김종림(1884~1973) 지사를 대한민국 국방부 홍부대사로 위촉하자고 밝혔다.
1913년 안창호·조병옥 등과 함께 흥사단을 창설하기도 한 김 지사는 막대한 자금을 기부해 독립군 비행사 양성소인 ‘윌로우스 한인 비행학교’를 세워 일본에 맞선 인물이다. 윌로우스 비행학교는 대한민국 공군의 모태가 된 최초의 비행학교로 역사적 의미가 매우 크다.
이같이 독립운동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김 지사의 활동이 일반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고, 저평가된 데 대해 샌프란시스코 & 베이지역 한인회와 반크는 김종림 지사의 국방부 홍보대사 위촉을 추진하고 있다.
<박기태 단장이 구한 말 격동의 시대를 다룬 드라마 '미스터선셔인'에 한 장면을 보여주며, 이름도 모르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지만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내던진 투사들이 있음을 잊지말자고 강조하고 있다>
<김판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