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는 힘만을 앞세우지 않습니다. 태권도를 가르칠 때 상대방을 존중하고 나아가 커뮤니티를 위해 봉사하는 마음가짐을 길러주려고 노력합니다. 이것이 진정한 태권도의 정신이고 저희들이 솔선수범해서 가르쳐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쟈니 강(Johnny CW Kang) 미국태권도위원회(USTC·US Taekwondo Committee) 사무총장(executive director)은 지난 1일 샌프란시스코 한인박물관의 정은경 관장에게 2,000달러의 후원금을 전달하면서 평소에 지니고 있던 태권도를 통한 커뮤니티 봉사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강스 태권도의 쟈니 강 관장이 정은경 샌프란시스코 한인박물관장에게 후원금 2,000달러를 전달하고 있다. 오른쪽 4번째부터 안재로 관장, 민경호 박사, 태권도진흥재단 정국현 사무총장, 쟈니 강 관장, 정은경 관장, 유형섭, 홍혜정 이사.>
또한 이날 챔피언 교육 펀드(Champions Education Fund) 1,000달러를 주류 단체에도 쾌척했다.
강 사무총장이 운영하는 강스 태권도장(월넛크릭) 주최로 피츠버그에 위치한 마티 루서 킹 쥬니아 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세미나를 통해 한인 및 주류 커뮤니티의 두 단체에게 총 3,000달러를 기부했다.
이번 세미나에는 한국 무주에 자리한 태권도진흥재단의 정국현(한국체육대학교 생활체육대학 태권도학과 교수) 사무총장과 안재로 관장이 강사로 참여했다. 이들은 자비로 세미나가 진행된 캘리포니아 북부로 왔으며, 강연비도 일체 받지 않는 대신 강 사무총장과 의기투합해 두 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
특히, 정 사무총장과 안 사범은 태권도계의 전설로 불리는 인물들로, 이 두 명을 동시에 섭외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 힘들다. 하지만 강 사무총장과의 오랜 인연과 샌프란시스코 한인박물관 등을 후원할 수 있다는 말에 먼 길을 오게 됐다.
<이번 세미나에서 겨루기를 지도한 정국현 사무총장이 학생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 사무총장은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4번(제5-8회) 연속 금메달을 차지했고, 서울올림픽 남자 태권도 웰터급 금메달을 수상한 한국의 태권도 영웅이다. 또한 안 관장은 제2회 아시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대표팀 코치, 제8회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대표팀 코치를 역임한 레저드다.
이들은 "태권도를 배우는 사람들에게 무예와 함께 바른 인성도 가르쳐야 한다"면서 "그러자면 일선에 있는 지도자들이 좋은 본보기가 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품새를 지도한 안재로 관장이 수업에 앞서 학생들과 함께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강 사무총장은 "샌프란시스코 한인박물관 건립을 위해 작년에 박물관 측이 기금모금 만찬 행사를 열었고, 강스 태권도 단원들이 초청돼 무료 시범 공연을 했었다"며 "당시 행사에서 한인 이미 역사를 보존하고 기록하려는 일들을 하기 위해 열심히 뛰는 박물관 관계자들을 보고 후원을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후원에 너무나도 흔쾌히 동참해 준 정국현 사무총장과 안재로 관장에게 감사하다"며 "두 분이 없었다면 이런 일들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은경 관장과 유형섭, 홍혜정, 조종애 샌프란시스코 한인박물관 이사 등은 쟈니 강 USTC 사무총장, 정국현 태권도진흥재단 사무총장, 안재로 관장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샌프란시스코 한인박물관이 감사장을 전달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유형섭 이사, 쟈니 강 관장,
태권도진흥재단 정국현 사무총장, 안재로 관장, 정은경 관장, 홍혜정 이사.>
정 관장은 "샌프란시스코 한인박물관을 건립하기 위한 여정이 때로는 포기하고 싶을 만큼 힘들고 지치기도 한다"며 "하지만 이런 고마운 분들이 곁에 있고 도움을 받을 때 마다 우리의 풀렸던 다리에 힘이 나고 앞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이 된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 및 후원금 전달식에는 미국 태권도의 개척자이자 UC버클리 무도연구소(UCMAP)를 설립한 민경호(Ken, MIN) 박사가 참석해 태권도 후학들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김판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