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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인터뷰]  "아시안의 소울, 베이스에 담았다"

 

샌프란시스코 빌 그레이엄 시빅 오디토리움서 초대형 공연


감성 멜로디·강렬한 비트 결합 ‘해머 사운드’로 8,500명 열광

 

"우리의 성공이 다음 세대 아시아계 아티스트들의 이정표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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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M 시장의 유명 듀오 'ARMNHMR'의 한국계 멤버 조셉 정이 지난 2월 28일 샌프란시스코 빌 그레이엄 시빅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공연에 앞서 가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난 2월 28일 밤, 샌프란시스코의 상징적인 공연장 빌 그레이엄 시빅 오디토리움(Bill Graham Civic Auditorium). 시청 바로 옆에 있는 공연장 주변은 수천 명의 팬들이 뿜어내는 열기로 가득 찼다. 이날의 주인공은 현재 북미 EDM(전자음악) 씬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아시아계 듀오 ‘ARMNHMR(암앤해머)’였다. 이들은 DJ이자 작곡가, 음반 프로듀서다.


8,500여 명을 수용하는 대형 공연장은 일찌감치 매진을 기록했다. 조명이 꺼지고 이들 특유의 서정적인 멜로디가 흐르자 관객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곧이어 터져 나온 강력한 베이스 드롭에 공연장은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레이저 쇼와 불꽃 연출이 어우러진 무대 위에서 한국계 조셉 정(Joseph Chung)과 필리핀계 조셉 아벨라(Joseph Abella)는 혼신을 다한 디제잉으로 관중을 압도했다.


코리아데일리타임즈는 공연 직후 무대 뒤에서 한국계 멤버 조셉 정을 만나 그의 음악 여정과 아시아계 아티스트로서의 정체성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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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NHMR'의 DJ 공연에 팬들이 열광하고 있다>

 

실패 딛고 일어선 ‘해머 사운드’… “진심은 통한다”
대학 시절 친구로 만난 두 사람이지만, 처음부터 호흡이 맞았던 것은 아니다. 조셉 정은 “나는 힙합 언더그라운드 배경을 가졌고, 파트너는 이모(Emo)와 하드코어 펑크 록을 좋아했다”며 “한 번은 팀 결성에 실패해 반년 동안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지만, 결국 ‘멜로디가 있는 음악’이라는 공통분모에서 답을 찾아 재결합했다”고 회상했다.


그들이 구축한 독보적인 장르인 ‘해머 사운드(#HammerSound)’는 감성을 자극하는 보컬 라인과 에너지가 폭발하는 하드코어한 베이스가 공존한다.

 

조셉은 “우리는 헤비한 베이스라인을 사랑한다. 그것이 관객에게 줄 수 있는 가장 높은 에너지이기 때문”이라며 웃어 보였다.

 

특히 그는 제작 과정에서의 고충도 털어놨다. "창작의 벽에 부딪힐 때 억지로 영감을 찾으려 하지 않는다. 그저 운전하거나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며 일상의 소리에 집중한다. 지난해 26주 연속 투어를 하며 정신적으로 완전히 번아웃(소진)되기도 했지만, 올해는 공연 횟수보다 질에 집중하며 음악적 깊이를 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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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중앙 뒤편에 'ARMNHMR'의 공연임을 알리는 이름이 새겨져 있다> 

 

“아시아계 아티스트, 이제는 주류(Mainstream)”
암앤해머의 행보는 아시아계 미국인 예술사에 기록될 만큼 독보적이다. EDC 라스베이거스, 투모로우랜드 등 세계 최대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로 서는 것은 물론, 2024년에는 아시아계 듀오 최초로 라스베이거스 윈(Wynn) 호텔 클럽의 레지던시를 따내며 화제가 됐다.


이에 대해 조셉은 “과거 아시아계 아티스트들은 주류 시장에서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뒷전으로 밀려나곤 했다”며 솔직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그는 “라스베이거스 레지던시와 대형 공연장 매진은 이제 시대가 변했음을 보여준다. 우리가 ‘꿈을 꾸고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는 좋은 사례가 된 것 같아 뿌듯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공연 현장에는 수많은 한국인 팬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이들을 응원했다. 조셉은 “한국 팬들의 열정은 특별하다. 아티스트 자체에 대한 깊은 애정과 음악에 대한 집중력이 느껴진다”며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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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연은 말그대로 '열광의 도가니'였고, 웅장한 규모와 하늘을 찌르는 'ARMNHMR'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오는 6월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로 한국 상륙
지난해 11만 5,000마일을 비행하며 전 세계를 누빈 암앤해머는 올해 더 큰 무대를 준비 중이다. 특히 오는 6월, 서울에서 열리는 초대형 행사인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World DJ Festival)’을 통해 한국 팬들을 직접 만날 예정이다.


K-팝과의 접점도 늘리고 있다. 암앤해머가 리믹스한 한국 유명 걸그룹 '트와이스(TWICE)'의 곡은 그들의 월드 투어 오프닝 곡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조셉은 “BTS와 협업할 기회가 있다면 정말 대단한 일이 될 것”이라며 “그들이 ‘손을 들어(Keep Your Hands Up)’라고 외친다면 전 세계가 움직이지 않겠느냐”며 K-팝의 위상에 경의를 표했다.

 

최근에는 하우스나 테크노 장르로의 실험적 변화도 시도 중이다. "팬들의 기대와 우리의 실험정신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지금의 EDM은 대학가 파티장부터 대형 페스티벌까지 어디에나 있다.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은 우리에게 매우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10년 뒤에도 팬들과 소통하는 ‘동네 형’으로 남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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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스테이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ARMNHMR'의 조셉 정>


화려한 무대 위에 서지만, 조셉 정의 일상은 여전히 소박하다. 쉬는 날에는 고교 시절까지 선수로 뛰었던 축구를 즐기고, 유명인들보다는 오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낸다. 그는 인터뷰 내내 ‘진정성’과 ‘관계’를 강조했다.


“DJ로서 성공하고 싶은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친구들에게 투자하라’는 것입니다. 중요한 사람과 악수 한 번 하는 것보다, 나를 믿어주는 친구 한 명이 주변 10명, 20명에게 내 음악을 알리는 것이 팬덤 성장의 핵심입니다.”

 

그는 이어 "협업 상대를 고를 때도 이름값보다는 서로의 창의성을 얼마나 존중하고 타협할 수 있는지를 먼저 본다. 그것이 진정한 협업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10년 뒤 어떤 아티스트로 기억되고 싶냐는 질문에 그는 짧지만 강렬한 대답을 남겼다.
 

“대단한 연예인이 아니라, 열심히 노력해서 꿈을 이룬 평범한 옆집 형, 동네 오빠 같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누구나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아티스트가 되는 것, 그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우리는 여전히 팬들과 공연 후에 함께 어울리고 대화하는 것을 가장 좋아합니다. 그 순간 느껴지는 전율이 우리가 음악을 계속하게 하는 힘이니까요.”

 


[기자 수첩] EDM 씬의 '코리안 파워', 암앤해머가 쏘아 올린 희망
샌프란시스코의 밤을 수놓은 암앤해머의 무대는 단순한 공연 그 이상이었다. 인종의 벽을 허물고 오직 음악과 열정으로 수만 명을 하나로 묶는 광경은 경이로웠다.

 

특히 조셉 정의 겸손하면서도 당당한 태도는 K-컬처의 영향력이 전 세계로 뻗어 나가는 이 시대에 우리 아티스트들이 가져야 할 덕목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

 

"전통적인 부모님 세대는 의사나 변호사가 되길 바라셨지만, 이제는 좋아하는 일을 하며 성공할 수 있는 시대"라는 그의 말에서 변화하는 이민 사회의 자화상도 엿볼 수 있었다. 오는 6월 서울에서 펼쳐질 그들의 ‘해머 사운드’가 벌써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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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 정은 북부 캘리포니아에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한국무용가 김일현(오른쪽) 씨의 아들이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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