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기억하는 현재가 시간 속에 사라지지 않고 후세에 전달됐을 때 과거는 미래의 역사가 됩니다.”
샌프란시스코 한인역사박물관(관장 정은경)은 이 지역 한인뿐만 아니라 한국정부에서 조차도 등한시한 캘리포니아 북부와 중부에 남아있는 역사(독립운동사 및 이민사)를 기억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오클랜드 한인연합감리교회' 입구에 설치된 표석에는 '이민 초기에 세운 민족교회로 교민 단합과 독립운동에 헌신 1914 창립 / 1905 태동'이라는 글씨가 보인다. >
특히 샌프란시스코 한인역사박물관은 올해 2월 쯤부터 미주 한국인 독립운동 표석 사업을 시작했다. 캘리포니아 북부와 중부에 있는 ‘페리빌딩’ ‘공립협회’ ‘팰리스 호텔’ ‘흥사단’ ‘상항한국인 연합감리교회’ ‘윌로우스 한인비행학교’ ‘버지스 호텔’ 등 독립운동 유적지들이 잊히지 않도록 표석을 건물에 붙이거나 세우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리고 10개월이 지나 첫 번째 결실이 지난 12월 5일 이루어졌다. 미주 한국인 독립운동 표석 제 1호가 ‘오클랜드 한인연합감리교회(담임목사 정현섭)’에 들어섰다.
<미주 한국인 독립운동 표석 제 1호가 ‘오클랜드 한인연합감리교회' 입구에 설치됐다.>
오클랜드 한인연합감리교회는 한인 이민역사 초기인 1914년 6월 5일 창립(1905 태동)됐다. 100여 년의 교회 역사 중에 2대 임정구 담임목사와 조성학 장로, 노신태 등에게 건국훈장 애족장이 수여됐다. 또 독립의식 고취와 독립자금 모금에 앞장선 여성운동가인 김자혜와 그의 사위 안영호(도산 안창호 선생의 조카)에게는 건국포장이 추서됐다. 이들 모두 머나먼 타국에서 조국독립, 지역사회 봉사, 미주 한인들의 자립, 교육 등에 헌신한 민족교회인 오클랜드 한인연합감리교회 출신이다.
이같은 이유로 샌프란시스코 한인박물관 측은 오클랜드 한인연합감리교회를 독립운동 표석 제 1호로 이름을 올렸다. 기념식에는 윤행자 한국광복회 독립유공자 북가주 지회장, 유병주 KP 마켓 대표 등 샌프란시스코 한인역사박물관 성장에 도움을 준 인물들과 교회, 박물관 관계자 60여명이 참석, 축하했다.
<독립운동 표석 제 1호로 이름을 올린 오클랜드 한인연합감리교회에서 기념식이 끝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정현섭 담임목사는 “오클랜드 한인연합감리교회는 오클랜드 지역에 한인 커뮤니티나 공도체가 거의 전무하던 당시에 이민사회와 동포들의 요람 역할을 했다”라며 “그 무엇보다도 다른 초기 한인 이민교회와 마찬가지로 모여 예배하는 신앙공동체를 넘어 대한독립을 위해 준비하고 노력하며 기도했던 ‘독립운동교회’로서의 역할을 감당했다. 당시 일본으로부터 독립하려는 한민족의 소원과 노력을 후원하고 돌보며 사회에 대한 빛 된 사명을 실행했다”고 강조했다.
<정현섭 오클랜드 한인연합감리교회 담임목사가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정은경 관장은 “이민역사 118년인 2021년 12월에 표석 하나를 세우고자 한다”면서 “이 표석에는 하와이 사탕수수밭 눈물도, 상항 부두 장인환 전명운 두 의사의 화약 연기도, 미 대륙에 첫발을 내디딘 한인들 기도 소리도 섞여 있다. 샌프란시스코 지역에는 우리 선조들이 남긴 숱한 흔적이 흩어져 있지만 이러한 역사 현장들은 빠르게 사라지고 있거나 찾기 어렵고, 막상 가봐도 거기에는 아무런 표시가 없다”고 설명했다.
<정은경 샌프란시스코 한인역사박물관 관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정 관장은 “가난한 생활비를 쪼개 상하이 임시정부와 독립운동 자금을 대던 선조들처럼 여러분들의 뜻과 정성을 모아 표석을 제작했다”고 덧붙였다.
정 관장에 따르면 표석 사업은 2018년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했던 서해성 당시 서울특별시 3.1운동 100주년 서울시기념사업 총감독(샌프란시스코 한인역사박물관 고문)의 제안과 기획으로 시작됐다. COVID-19 사태로 잠시 중단됐다 결실을 보게 됐다. 디자인은 이진형, 한인애 씨가 맡았다.
<표석 사업에 중심적 역할을 한 정은경 관장이 표석을 가르키고 있다.>
정광용 샌프란시스코 부총영사는 윤상수 총영사의 격려사를 대독했다. 윤 총영사는 “대한민국의 눈부신 성장은 우리 앞 세대분들의 각별한 노력과 희생 없이는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고 그러므로 미래의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잊혀져가는 소중한 과거에 대한 기록을 찾고, 정리하고, 기리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이런 점에서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한인 독립운동과 초기 정착 역사를 되찾고 기리기 위한 샌프란시스코 한인역사박물관의 활동과 노력에 다시한번 감사드리며 계속적인 성과를 이루길 기대한다”고 했다.
<윤상수 샌프란시스코 총영사의 격려사를 대독하고 있는 정광용 부총영사>
정흠 이스트베이 한인회장을 대신해 이진희 부회장이 축사를 대독했다. 정 회장은 “미국에서 특히 북가주(캘리포니아 북부)에서 독립운동이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며 “이 지역 동포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힘들게 번 돈을 모아 독립군 군자금으로 보냈다. 오늘 이 자리에 세워지는 미주 한국인 독립운동 표석비 1호는 그러한 역사의 중요한 부분을 후세들에게 남기고자 세우는 귀한 증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1호를 시작으로 2, 3, 4호비가 미국, 나아가 전 세계 곳곳에 독립운동의 흔적이 있는 곳마다 세워지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정흠 이스트베이 한인회장을 대신해 이진희 부회장이 축사를 대독하고 있다.>
조길호 오클랜드 한인연합감리교회 장로의 축사가 있었다. 이어 정현섭 담임목사가 교회 신도들이 모금한 후원금 4000달러를 정은경 관장에게 전달했으며, 샌프란시스코 한인역사박물관은 화랑청소년재단의 로빈 박, 김은우, 이수진 학생에게 공로상을 수여했다.
<조길호 오클랜드 한인연합감리교회 장로가 축사를 전하고 있다>
<정현섭 담임목사(가운데)가 교회 신도들이 모금한 후원금 4000달러를 정은경 관장(오른쪽)에게 전달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한인역사박물관으로부터 공로상을 수상한 화랑청소년재단의 로빈 박, 김은우, 이수진 학생>
‘박물관이 이 지역에 꼭 건립되어야 하는 이유’와 관련한 이용석 전 샌프란시스코 동포·문화 담당영사의 영상이 상영됐다.
<이용석 전 샌프란시스코 동포·문화 담당영사가 지난 2016년 ‘박물관이 이 지역에 꼭 건립되어야 하는 이유’와 관련해 발표한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한인역사박물관은 LA 대한인국민회가 소유하고 있던 컨테이너 2대 분량의 역사 자료들을 지난 11월 8일 전달받았다. 이와 관련 정은경 관장은 “이 귀중한 역사 자료들을 가져왔지만 보여줄 전시 공간이 없다. 지역 한인들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답답한 심정을 드러냈다.
한편 샌프란시스코 한인역사박물관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야심 차게 준비한 ‘찾아가는 이민사 아카데미 제 1기’ 수료식이 지난 12월 3일 열린 가운데 이들이 직접 제작한 ‘보빙사 프로젝트’ 영상이 상영돼 감동을 안겨줬다.
<‘찾아가는 이민사 아카데미 제 1기’ 수료식이 지난 12월 3일 열린 가운데 이들이 직접 제작한 ‘보빙사 프로젝트’의 한 장면이 표석 기념식에서 상영되고 있다.>
미주 한국인 독립운동 표석 및 대한인국민회 역사 자료 전시 공간 확보 사업에 참여를 희망하는 한인은 정은경 관장 이메일(jecks321@gmail.com)로 연락하면 된다.
<미주 한국인 독립운동 표석 1호인 ‘오클랜드 한인연합감리교회' 정문에서 이를 기념하는 테이프 커팅식과 함께 기념 촬영이 진행됐다.>
<김판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