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입국 망명 신청자를 즉각 추방하는 미국 정부의 정책인 ‘42호 정책’이 종료된 가운데 미국 입국을 시도하는 이민자들이 정책 종료 직전 미국-멕시코 접경지대에 대거 몰렸다.
로이터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12일 0시(현지시간)를 기해 조 바이든 미국 정부는 3년간 시행돼 온 42호 정책을 폐지했다. 이 정책은 2020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COVID-19 확산 방지를 명분으로 도입한 것으로, 당국이 이민자들에게 미국 망명을 요청할 기회를 주지 않고 멕시코나 다른 나라로 신속히 추방할 수 있게 했다.
<미국 정부의 정책인 ‘42호 정책’이 12일 종료된 가운데 미국 입국을 시도하는 이민자들이 정책 종료 직전 미국-멕시코 접경지대에 대거 몰렸다. 출처 ABC뉴스 캡처>
NYT 등에 따르면 이 정책의 종료를 앞두고 며칠 전부터 미국에 망명 또는 인도주의적 입국을 신청하려는 중남미 이주자들이 멕시코 북부 국경지대로 대거 몰렸다. 일부 이민자는 42호 정책 종료 후에는 미국 입국이 더 어렵다는 소식을 듣고 서둘러 국경을 넘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최근 며칠간 2만8000명의 불법 이민자를 구금시설에 수용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정부는 42호 정책이 폐지되면 기존처럼 ‘8호 정책’을 시행할 계획이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미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는 국경을 개방한다는 의미가 아니다”며 “적법한 절차를 밟지 않은 이들은 즉시 추방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엄정 대응 의사를 밝혔다.
다만 42호 정책 때는 추방돼도 재입국을 시도할 수 있었지만, 8호 정책에선 최소 5년간 재입국이 금지되며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진보 진영 일각에선 바이든 행정부의 새 이민정책이 트럼프 행정부 때보다 더 엄격해진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박현종 객원기자>